이란핵합의 첫 협상 일단락.."새로운 합의" 가능성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협상이 일단락됐다. 이란은 협상 직후 “새로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지만, 양국이 실제 합의에 이르려면 갈 길이 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차관은 1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복원 협상 마무리 직후 “새로운 합의(new understanding)”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려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심각한 차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 핵문제와 제재 해제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면서 “의견이 일치한 분야에서 공통 문구 작업이 시작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JCPOA 공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 대외관계청 사무부총장은 트위터에 “쉬운 과제와는 거리가 먼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제 더 자세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왕쿤 유엔 중국 특사는 “모든 당사국은 제재 완화와 기타 관련 문제에 대한 더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며칠간 더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이란과 JCPOA 복원을 위한 간접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유럽 대표가 빈에서 이란과 미국 대표 사이를 오가며 협상을 중재했다. 양국은 이란 제재 해제 문제와 이란의 JCPOA 규정 준수 문제를 다룰 두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워킹그룹이 다음 주까지 실무 작업을 완료하면 필요하면 당사국 공동위원회 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당사국 회의에는 이란,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대표가 참석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농도 60%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농도 90%보다는 낮지만, JCPOA가 규정한 3.67%보다는 높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폭발로 손상된 원심분리기를 대체했다면서 나탄즈 핵시설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란원자력청은 생산한 우라늄은 핵무기가 아닌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몰리브덴을 만드는 데 쓴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나탄즈 핵시설 공격에 책임 있는 인물로 레자 카리미(43)를 지목하고, 그가 폭발 전에 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11일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이번 공격을 “JCPOA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면서 이스라엘에 복수를 다짐한 바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이란혁명수비대에 “항상 작전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영 IRNA통신사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리는 이란이 60%로 농축률 높인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JCPOA 협상 전망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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