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계약 재촉해" 5달 후..여권의 '말' 어떻게 바뀌었나
#. 지난해 11월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매체 '딴지일보'의 만평이 최근 되늦게 화제다. 우리나라가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화이자·모더나를 향해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냐"고 묻는다. 이는 비슷한 시기 정부·여당의 공식 언급을 비유한 그림이었다. 작년 11월 1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 현황에 관해 "우리와 계약 맺자고, 오히려 그쪽(화이자·모더나)이 재촉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1월 25일 "코로나 대응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부터는 백신과 치료제 통한 방역의 시간이 될 것"이라 했고, 2월 26일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되자 "접종 계획이 잘 준비돼 있어서 차질없이 빠른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서도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특수 주사기가 확보됐고, 계획대로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당도 정부의 '안정적 수급' 주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46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고, 3600만명분에 대해 구매계약을 확정했다. 접종할 수 없는 18세 이하나 임산부 등을 제외하면 접종해야 할 국민 물량 100%가 확보된 것"이라 했다
여권 내 '1강'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도의 독자적 백신 확보, 접종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 외) 새롭게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공세도 여전하다. 같은 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이 한마디는 문 정권의 백신정책 무능과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도입할 수 있다면,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라고 비판했다.
최근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 중 6명에게서 혈전(피떡)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얀센 접종 중단을 지시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얀센 백신 600만명분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모더나 백신은 미국에 우선 공급된다. 우리나라는 백신 2000만명분을 공급받고, 공급 시기 역시 5월로 앞당기기로 했지만, 실제 공급될지는 불투명하다.
노바백스 백신은 안전성 문제가 남아있다. 도입 확정된 2000만명분 중 1000만명분 먼저 올 3분기까지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 영국과 미국, 멕시코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아직 허가 신청을 위한 자료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에 도착한 백신은 362만3000회분(181만1500명분)이다. 정부가 계약했다고 발표한 물량인 1억5800만회분의 약 2.3%다. 접종률도 이날 0시 기준 약 2.6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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