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급하지 않다' 발언..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
[경향신문]
지난 16일 개각에서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임명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두고 ‘보은인사’라는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기 기획관의 남편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지난 총선에 출마한 바 있고, 본인 역시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는 등 정부 방침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온 ‘친여 인사’라는 주장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정부의 올 11월 집단면역은 요원하고 무려 6년이나 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라며 “이 와중에 청와대는 중국인 입국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기용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기 기획관의 남편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다 떨어진 전력을 거론하며, 사실상의 ‘보은인사’라 주장하고 있다. 기 기획관이 그간 보인 입장들도 정부를 옹호하는 것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기 기획관은 백신 구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렇게 급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배 대변인은 “왜 방역을 교란했던 인사를 오히려 방역의 핵심에 세우나”라며 “정은경 질병청장 힘빼고, 대놓고 ‘정치방역’하겠다는 선언인지 의료계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 기획관 임명을 비난했다. 윤 의원은 “이 분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번 함으로써 백신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국민을 혹세무민했고, 바로 그 백신 문제 때문에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라며 “(청와대가) 국민들의 울화를 가라앉히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보다 그간 정권에 봉사하며 욕먹었던 분들에 대한 보은이 더 중요하다 판단했다고밖에는 안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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