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회사를 쪼개나요"..분할 제대로 알아야 돈 번다

김경택 2021. 4. 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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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LG·하이브 등 줄 잇는 기업 쪼개기
기업은 '물적' 개미는 '인적' 선호
"물적 분할보다 인적 분할이 주가에 더 긍정적"
사진 출처 = Pixabay
최근 SK텔레콤, LG, 하이브(빅히트) 등 기업 지배구조 정비 및 경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기업분할을 단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분할은 여러가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각 사업 부문별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분리해 회사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방식에는 물적 분할과 인적 분할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물적 분할을 선호하고 소액 주주들은 인적 분할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각 분할 방식에 대한 설명과 차이점, 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정리했다.


물적 분할은 수직 분리…인적 분할은 수평 분리

기업분할은 말 그대로 기업을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의 특정 사업부문을 분리해 둘 이상의 독립된 회사로 나누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모회사가 새 회사를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는 수직 관계의 '물적 분할'과 모회사와 신설 회사를 수평 관계로 분리해 각각 독립된 회사로 만드는 '인적 분할'로 나뉜다.

가장 큰 차이는 주주구성이다. 물적 분할의 경우 기업의 자산·부채 등 재산만 분할해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모회사가 분사한 회사의 100% 주주가 된다. 지난해 물적 분할을 결정한 LG화학의 경우 배터리 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을 100% 자회사로 분리한 것이 그 예다. 대주주(기업)가 신설 회사의 소유권을 갖게 되고 기존 모회사 주주는 신설 회사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반면 인적 분할은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신설 회사의 주주구성은 모회사와 동일하다. 가령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통신과 투자전문회사로 나누는 인적 분할을 결정했는데, 기존 SK텔레콤 주주라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대로 두 회사의 지분을 동일하게 나눠받을 수 있다.


기업은 물적 분할…주주들은 인적 분할을 선호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주주들에게 유리할까. 통상 물적 분할은 기업에게, 인적 분할은 일반 소액주주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인적 분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신설 회사의 주식을 종전 지분율대로 배정받는 것이 이득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LG화학이 물적 분할을 결정하고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맞닥뜨린 바 있다. 이는 LG화학의 주가가 힘을 받았던 이유가 배터리 부문 성장성에 있는데, 물적 분할을 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한 주도 챙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LG화학 주주들도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를 간접 지배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배터리'라는 핵심 사업 이탈로 모회사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일반 주주들은 물적 분할에 반대했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물적 분할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모회사가 새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 경영면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새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유치도 가능하다.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기 쉬운 셈이다.


주가엔 어떤 영향?…"인적 분할이 더 긍정적"

통상 기업분할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증시에서 SK텔레콤과 LG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주가 상승폭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특히 분할 결정 후 1년 가량 이후부터는 기업분할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거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분할 1년 정도 이후부터 특히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이내의 단기 시계열로 본다면 기업분할의 긍정적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으나 분할 결정 후 6개월 부근의 합산(분할 회사+신설회사) 시가총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며 "해당 시기는 주로 신설회사의 상장 시점 부근으로, 단기 매매의 타이밍을 잡는다면 신설 회사 상장 직후 시점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선행 연구에서도 기업 분할의 긍정적 효과를 찾아볼 수 있다. 정무권 국민대 교수의 '인적분할과 기업가치(2018)'에 따르면 지난 2001~2015년 사이 인적분할을 공시한 99개 기업의 주가는 상장 3개월과 1년 후 각각 8.72%, 19.06% 상승했다. 특히 ▲다른 업종으로의 분사일 때 ▲대주주 지분율이 높을수록 ▲기업 정보 비대칭성이 높을수록 ▲코스닥 상장 기업일수록 주주가치가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물적 분할은 인적 분할보다 주가 상승효과가 적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분할공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 자료에 따르면 인적 분할은 인적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가 공시 전 5일부터 공시 이후 3일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관찰된 반면, 물적 분할은 공시 하루 전부터 공시일 당일까지 이틀 간 유의한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협 측은 인적분할이 주주가 신설회사와 기존회사의 주식을 모두 갖게 되므로 자신의 기호에 맞는 주식을 취사선택해 보유하거나 매각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반면, 물적 분할은 분할 이후 주주가 보유한 주식수 및 내용에 변동이 없고, 분할 신설된 부분에 대해 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등 주주가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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