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오면 월세 단 5만 원"..인구 유치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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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 7천여 명의 충북 괴산군 읍내에서 약 15km 떨어진 청안면 부흥리.
실제로 충북 괴산군은 올해 1분기, 전체 인구의 34.8% (13,134명)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자녀 두 명과 귀촌한 한 부부는 취재진에게 "충북 괴산으로 오기 전보다 소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호소했습니다.
180억 원이나 되는 세금이 투입되는 충북 괴산군의 이번 임대 주택 사업 확대 방침으로 이르면 올해 9월, 청천면에 10채가 더 들어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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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학 오면 임대 주택이 '월 5만 원'
인구 3만 7천여 명의 충북 괴산군 읍내에서 약 15km 떨어진 청안면 부흥리. 몇 해 전부터 이곳엔 여느 농촌과는 다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외지인들이 마을로 이사를 오기 시작한 겁니다.
비결이 있습니다. 이사 오는 가정에 새로 지은 임대주택을 월 5만 원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덕분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2018년, 마을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이 마을 역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쇠퇴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마을의 하나뿐인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0명까지 줄어 분교 위기에 내몰린 상태였습니다.
고민 끝에 주민들은 '외지인들에게 살 집을 제공하자'라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마을 공터에 임대 주택 12채를 짓고, 이사 오는 외지인에게 매우 싸게 빌려주기로 한 겁니다.
대신 '초등학생 다자녀 가정을 우대한다'는 조건을 달고 공고를 냈습니다. 분교 위기에 몰린 초등학교도 살리고, 귀농·귀촌에 관심은 있지만, 주거 문제가 여의치 않았던 30~40대 젊은 청년층도 마을로 끌어들이겠단 계획이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무려 5대 1의 경쟁을 거쳐, 모두 12가정의 57명(성인 26명, 학생 31명)이 임대 주택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2018년, 20명뿐이던 초등학교 전교생 숫자는, 지금은 오히려 37명으로 늘어나 분교 위기도 벗어나게 됐습니다.
■ 충북 괴산군, "면 지역 전체에 '임대주택' 건설"
효과를 확인한 충북 괴산군은 아예 나머지 9개 면 단위 모든 지역에 이런 '이주민용 임대 주택'을 지어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근처 부지 등을 매입한 뒤 69㎡형 주택을 각각 8~10채씩, 모두 88채를 짓기로 한 겁니다. 입주 조건도 '취학 아동을 둔 도시민'으로 같습니다.
이주민용 임대 주택은 내년 말까지 차례로 완공될 계획인데요. 지역별로 한 달 임대료를 얼마로 책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충북 괴산군 관계자는, "많아도 10만원대 선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사업을 통해 인구 고령화와 청소년 감소, 학교 통폐합 문제까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괴산군 청천면, 1년 새 전체 인구 '1.5% 감소'
나머지 9개 면 지역에 임대 주택을 짓는 데는 180억 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모두 충북 괴산군이 세금으로 충당합니다. 소규모 자치단체로선 만만치 않은 금액인데요. 그만큼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충북 괴산군은 올해 1분기, 전체 인구의 34.8% (13,134명)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괴산군 주민 3명 가운데 1면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란 얘기입니다.
■ 이주자 일자리 등 '경제적 자립 지원책' 함께 마련해야
다만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이주자들의 '경제적 자립 지원책'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자녀 두 명과 귀촌한 한 부부는 취재진에게 "충북 괴산으로 오기 전보다 소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에서 각각 프로그래머와 기획자로 일하던 이 부부는, 지금은 충북 괴산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충북 괴산군의 자립 지원책은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괴산군이 애써 유치한 가정도 자녀의 졸업과 상급 학교 진학, 취업 등으로 괴산을 벗어나야 할 상황이 오면 마을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180억 원이나 되는 세금이 투입되는 충북 괴산군의 이번 임대 주택 사업 확대 방침으로 이르면 올해 9월, 청천면에 10채가 더 들어설 예정입니다. 첫 성공 사례에 인구 유치 효과가 이어질지, 고질적인 농촌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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