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햇빛 쬐면 비타민D 보충 가능?
지난주 JTBC 예능프로그램 '독립만세'에선 악뮤(악동뮤지션) 이찬혁이 비타민D를 보충하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방영됐다. 최근 건강검진 결과 비타민D 수치가 결핍 수준인 10.9ng/ml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비타민D 정상 수준은 30~100ng/ml이다.
이찬혁은 비타민D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가 햇빛 노출량 부족이라며 햇볕을 받기위해 베란다에서 브런치를 먹거나 책을 읽는 등 가능한 햇빛을 많이 받기위해 노력했다. 오전 중 온몸을 가운으로 두르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햇살을 받으며 브런치를 즐기는 이찬혁의 모습은 만족스러워보였다. 과연 비타민D 충전도 만족한 수준이 될 수 있을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로부터 인류가 비타민D를 자연 충족하는 급원으로 햇빛이 85%, 음식이 15%였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진행과 현대인의 생활방식 및 자연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자연 급원의 비타민D 충전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는 이상적 방법은 당연히 자연의 햇빛으로 얻는 것이다. 햇빛을 통해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한 비타민D나 보충제로 복용한 비타민D 보다 혈액에서 최소 2배는 더 오래 지속된다. 더욱이 햇빛에 노출될 때엔 비타민D 뿐만 아니라 음식이나 보충제에서는 결코 얻지 못하는 여러 가지 광합성 물질도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햇빛을 얼마나 받아야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D를 얻을 수 있을까?
일광욕을 한 뒤 24시간 뒤에 피부가 타지 않고 약간 분홍색이 되는 정도의 상태를 '최소홍반량(Minimal Erythemal Dose, MED)'이라고 한다.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서 최소홍반량 정도로 일광욕을 하면 약 1만~2만5000IU의 비타민D가 생성되며, 반팔과 반바지 차림이면 약 2,000~4,000IU의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일광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최소홍반량 상태의 25~50% 정도만 햇빛을 쬐는 것이 비타민D를 보충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내 피부가 분홍색이 되는데 약 30분이 걸린다면 약 8~15분 정도만 노출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물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의 얘기이다.
그 외에도 각종 자연 조건 및 개인적 차이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비타민D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에 잘 합성된다. 즉,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에 가장 잘 생성된다. 쉽게 얘기하면 내 그림자가 내 키보다 작을 때가 바로 비타민D가 생성되는 시간이다. 또한 햇빛을 가리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있을 때, 흐린 날씨 등에는 자외선B가 차단돼 우리 몸에서 비타민D가 잘 합성되지 않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 피부는 햇빛을 받아 비타민D를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같은 시간에 햇빛을 받아도 노인은 젊은이가 만들어내는 비타민D의 약 25% 정도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이 든 사람일수록 비타민D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더 많은 햇빛에 노출돼야 한다.
피부가 검을수록, 즉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비타민D가 덜 만들어진다. 멜라닌은 자외선B를 흡수해서 비타민D 생산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위도나 고도도 비타민 D 합성의 중요한 요소이다. 위도가 높아질수록 많은 질병들의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햇빛 노출과 비타민D 결핍 및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시발점이 되었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거주 지역이 고위도일수록 자외선의 집적도가 떨어지고,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35도 이상에서는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만 비타민D를 잘 합성할 수 있다. 참고로 서울은 북위 37도(제주도가 35도)여서 비타민D 합성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한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대기가 자외선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산악지역에 비해 비타민D를 만들어줄 자외선B를 덜 쬐게 된다.
이러한 여러 변수들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적당한 햇빛 노출 시간을 정하고 햇빛을 쬐기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악뮤 이찬혁이 모처럼 마음먹고 몸에 좋은 비타민D를 충전하려고 베란다에서 식사를 한다 해도 비타민D 합성이 거의 안되었을 것이다.
설령 비타민D 합성 조건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해도, 비타민D 합성에 충분한 햇빛을 여유롭게 쬐거나 맨몸, 민낯으로 햇빛을 마주하는 용기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우리는 점차 스스로를 햇빛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한두 시간 산책으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집콕 생활로 햇빛과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대비하여 햇빛 쬐기가 아닌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을 자국 국민에게 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정부의 백신 공급에 대한 문제가 연일 뉴스를 달구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세계 보건전문가들의 경고도 소개되고 있다. 특정 식품이 코로나19를 치유한다는 과장광고가 횡행하고 있고, 한 회사는 이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인체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세계 각국에서 공인받고 있는 비타민D의 필요성이 중요하다. 평균 비타민D 수치가 결핍인 국민들에게 정부가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타민D 보충제를 권유, 아니, 공급해줄 수는 없을까?
에디터 코메디닷컴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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