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대출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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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흥농협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현장 조사'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무더기 대출을 해 줘서 금감원이 들여다 본 것이지만 예상했던 대로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LH직원 관련 금융법규 위반 사례는 없었지만, 북시흥농협의 다른 농지담보대출에선 일부 위규행위를 발견했다"며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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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흥농협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현장 조사'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무더기 대출을 해 줘서 금감원이 들여다 본 것이지만 예상했던 대로였다. 사태의 본질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다 행정력만 낭비한 것이다.
조사는 LH사태 이후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이 무차별적인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관계장관회의에서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져 가능했다"며 "그러한 대출이 어떻게 가능했고, 대출 과정상 불법 부당이나 소홀함은 없었는지, 맹점이나 보완점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금융위와 금감원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 투기 특별금융대응반'이 꾸려졌고 홍 부총리가 거명한 '은행권 특정 지점'을 살펴 보러 갔다. 그곳이 농협중앙회의 단위조합 가운데 하나인 경기 시흥의 '북시흥농협'이다. 투기 의혹을 받는 LH직원 9명이 3기 신도시 발표 전 약 1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시흥 등지에 농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총 43억원의 대출을 받은 곳이다.
점검결과 대출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 이는 앞서 농협중앙회 자체 조사에서 이미 확인됐건 것이다.
익명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장조사 전 "요즘은 금융회사의 대출시스템 상 불법이나 절차를 어기며 대출을 내주는 곳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대출에서 하자를 발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안 가 봐도 아는 건데, (정부에서) 들어가라고 하니 어쩌겠느냐"게 그의 말이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LH직원 관련 금융법규 위반 사례는 없었지만, 북시흥농협의 다른 농지담보대출에선 일부 위규행위를 발견했다"며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실 LH사태의 핵심은 LH 임직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이해상충'이 문제다. 신도시 계획을 미리 알고 이 정보를 이용해 투기에 나선 것이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기 위해 지자체에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 일부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 죄지 대출이 죄가 아니다.
그나마 이 정도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금융권은 LH사태의 화살이 애꿎은 금융사들로 향할까 걱정한다. 상호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로 대응할 것이라 보는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LH사태 후속으로 전 금융권의 비주택담보대출(비주담대)을 뒤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에 대한 비주담대 규제를 조이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다. 이미 홍 부총리가 지난달 29일 가계 비주담대에 대해 전 금융권에 LTV 규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 강화는 비주담대가 사업모델인 지역 상호금융회사들에게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당연히 수익성과 건전성이 더 위축되고 조합원들도 그 영향을 받는다. 농협이나 수협의 경우 경제사업 부문 적자를 금융부문 사업이익으로 상쇄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금융사업이 타격을 입으면 농·어민들에게 그 여파가 미친다.
금융당국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농민들이 농협에서 영농자금을 써야 하는 부분도 있어 (애초에) 농민인지, 아닌지를 농지취득단계에서 걸러줘야 한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게 하겠다"고 했다.
남은 변수는 정치권의 압박이다. 상황을 모면하려고 뭐든 할 기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치권에서 될 수 있는 한 더 세게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큰데, 그렇게 규제했다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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