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여성복 플랫폼..지그재그·W컨셉, 무신사 넘어설까
대기업과 M&A로 사업 확장…"유행에 신속 대응 어려울 수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최근 카카오 신세계 등 대기업이 잇달아 유명 여성복 플랫폼과 손을 잡으면서 온라인 패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여성복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할 계획이다. 합병 법인은 오는 7월 1일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다.
크로키닷컴이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의 지난해 말 기준 입점 쇼핑몰은 약 4천 개, 월 사용자는 300만 명이었다. 지난해 크로키닷컴 매출은 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4% 증가했다.
지그재그의 특징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신규 이용자가 지그재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코디 스타일 사진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선택하면 그에 따라 추천된 쇼핑몰과 상품이 정렬된다. 특정 상품을 길게 클릭하면 그와 가장 비슷한 유형의 상품 100개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지그재그는 주로 인터넷 보세 쇼핑몰을 기반으로 비교적 저렴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10대와 20대 초반 여성이 주 이용층이다.
최근 70대 배우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는 등 카카오 편입에 맞춰 인지도 제고와 고객 연령층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여성복 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가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에 인수됐다.
2008년 문을 연 W컨셉은 현재 입점 브랜드 4천700여 곳, 회원 5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어 여성복 플랫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매출은 710억원으로 전년보다 36.3% 늘었다.
온라인 남성복 업계에서 무신사가 독주하고 있다면, 여성복에서는 W컨셉이 중심에 있다.
W컨셉의 입점 업체는 주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대중적으로 생소한 경우가 많지만, 인기 아이돌과 배우 등 연예인 협찬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W컨셉의 자체브랜드(PB)인 프론트로우도 배우 김태리, 이성경 등을 모델로 기용해 이름을 알렸다.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지그재그와 달리 W컨셉은 '백화점 의류와 비슷한 품질'이라는 이미지를 표방한다. 제품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여성복 플랫폼인 브랜디는 지난해 9월 네이버, 지난 16일에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의 1호 투자 기업으로 선정됐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그재그, W컨셉 등은 '여성복' 쇼핑몰이라는 걸 떠나 유행 자체를 선도하는 플랫폼"이라며 "기업에서 별도의 브랜드를 키우는 것보다 이런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이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에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유명 여성복 플랫폼들이 대기업과 손을 잡은 가운데 이들이 온라인 패션몰의 절대 강자인 무신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3천319억원으로, W컨셉보다도 4.5배가량 많다. 현재 입점 브랜드와 회원 수는 각각 6천 곳, 840만 명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신세계 등 대기업의 유통 노하우와 기술력이 온라인 플랫폼의 빅데이터와 만나면서 공격적인 시장 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패션 업계에서 남성복보다 여성복 시장의 수요가 활발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다만 온라인 유행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는 패션 플랫폼이 대기업 영향권 아래 들어가면 이전처럼 신속한 시장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션 시장은 차별화된 이미지로 먹고산다는 점에서 젊고 독특한 감성을 지니고 있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전통적인 대기업 이미지에 가려지면 본래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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