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니 찔러 살해했는데..재심서 감형받은 이유

[theL][친절한판례씨] 법원 "언니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평생 괴로워할 것"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물 부작용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권고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김용하·정총령·조은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6월12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안면 마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던 약물 부작용으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

1심은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약물의 영향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언니의 유족이자 A씨의 가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A씨에 대한 치료와 보호를 다짐하고 있다"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A씨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A씨가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에 더해 "A씨는 이번 사건 이후 언니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평생 괴로워할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으로 형을 낮췄다.

이 사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는 특별감경영역을 고려하면 징역 3년 6개월에서 징역 2년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에게 유리한 정상을 참작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하한을 다소 벗어난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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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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