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결혼할 거예요", 미국 명문대 박사라는 그 남자 알고 보니..

사정원 2021. 4. 1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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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학력과 경력을 미끼로 여자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챈 40대가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이 사건이 허위 학력과 경력, 재력 등을 미끼로 이성 또는 그 가족의 재물을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사기'의 전형이라면서, 피해자들이 경제적 손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상처까지 입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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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학력과 경력을 미끼로 여자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챈 40대가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이 사건이 허위 학력과 경력, 재력 등을 미끼로 이성 또는 그 가족의 재물을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사기’의 전형이라면서, 피해자들이 경제적 손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상처까지 입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지난 2016년 1월 4일 대전 중구의 한 병원.

A 씨(47)는 당시 만나고 있던 여자 친구 어머니 B 씨에게 “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GE(제너럴 일렉트릭 : 미국의 대기업)에 재직하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의 신뢰를 얻은 그는 본심을 드러낸다. A 씨는 B 씨에게 “의붓아버지와의 문제로 현재 소송을 하고 있다. 승소하면 이를 모두 갚을 수 있으니 소송 비용을 빌려 달라”고 말했다.

A 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게된 B 씨는 200만 원을 A 씨에게 줬다.

A 씨는 또 2017년 10월 12일 “선임된 변호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속여 500만 원을 가로챘다. 2019년 9월 17일에는 “자신이 국가 유공자 유족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데 선임료가 부족하다”고 속여 300만 원을 가로챘다.

A 씨는 이처럼 '온갖 이유'를 들어 2016년 1월 4일부터 지난해 4월 27일까지 모두 17차례에 걸쳐 3,200여만 원을 B 씨에게 받아 가로챘다.

A 씨는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수사기관 조사결과 A 씨의 명문대 학위 및 의붓아버지와의 소송 모두 거짓이었다. 특별한 직업도 없이 일용직 근로자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4년 이상 여자 친구 집에서 머물며 숙식을 해결했다. 그는 B 씨 딸을 아껴주는 척하며 결혼까지 할 것처럼 행동, B 씨 등의 환심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허위의 학력과 경력, 재력 등을 미끼로 이성이나 그 가족의 재물을 편취한 ‘로맨스 사기’의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딸은 단순한 경제적 손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또 피해자는 피고인의 언동에 속아 노후 대비와 딸의 결혼을 위해 어렵게 모아둔 돈을 편취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 딸의 연애감정은 물론, 피해자의 모정까지 동시에 농락하고 유린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박 판사는 이어 “이 사건 범행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여태 피해자에게 아무런 피해 회복을 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피해자와 피해자의 딸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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