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택시장 거품이다"

송경재 2021. 4. 1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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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이 2007년 당시처럼 다시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한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격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에 나서 막대한 돈을 챙겼던 억만장자 투자자의 주장이다.

억만장자 부동산 투자자인 제프 그린은 16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미 주택시장이 거품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미 주택시장 거품 경고는 그린만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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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주택시장 거품론이 나온 가운데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지역인 노스브룩 신축 주택단지에 주택 매물 간판이 걸려있다. 한국 연립주택 같은 타운하우스 가격이 4억원이 넘는다. AP뉴시스

미국 주택시장이 2007년 당시처럼 다시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한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격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에 나서 막대한 돈을 챙겼던 억만장자 투자자의 주장이다.

억만장자 부동산 투자자인 제프 그린은 16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미 주택시장이 거품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린은 "분명하다. 전방위 거품에 들어가 있다고 본다"면서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여러 조건들에 달려 있다. (돈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얼마나 오랫동안 틀어 놓고 있을지, 이 돈들이 얼마나 오래 돌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지만 언젠가는 멈출 수밖에 없어 결국 거품이 꺼진다고 지적했다.

그린은 "기업 대차대조표에 돈이 그렇게나 엄청나게 쌓여있고...사람들의 대차대조표에도, 은행 계좌에도 돈이 쌓여있다"면서 "이때문에 모든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이 모든 것들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 주택시장은 팬데믹 기간 가장 탄탄한 오름세를 기록한 시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팬데믹으로 수백만명이 실업자가 되고, 길거리로 나 앉을 처지가 되고,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겪었지만 주택시장은 호황을 보여왔다.

주택시장 붐을 이끈 요인은 다양하다.

집을 살 때 필요한 주택대출(모기지)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방역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굳이 출퇴근을 위해 도심에 살지 않아도 돼 교외주택 수요가 폭증했다.

반면 경기침체 속에서도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연방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돈이 넉넉해진 집 소유주들의 모기지 부담이 적어 기존 주택 매물은 줄었다. 여기에 팬데믹 방역 규정으로 신축 주택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수급 불균형이 극심해졌다.

미 주택시장 거품 경고는 그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택시장이 초호황을 누리면서 거품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구글 검색에서는 "주택시장이 언제 붕괴될까?"라는 주제 검색이 폭증했다.

그린은 "가격이 오를 때는 그 이유가 뭔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내가 보기에 지금 집 값은 80%가 과도한 경제의 유동성때문이고 펀더멘털(요인)은 20%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 거품을 터뜨릴 방아쇠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을 꼽았다.

그린은 "우리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금리가 훨씬 높아지고, 이는 결국 이 모든 시장 상승세를 둔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집 값이 단기간에 조정을 거칠 수는 있겠지만 시장이 거품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많다.

이번 붐은 이전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모기지 대출 기준을 크게 강화했고, 이때문에 당시와 달리 모기지 대출 부실 위험이 낮다는 주장이다.

콜드웰뱅커 부동산의 라이언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13일 CNBC와 인터뷰에서 "투기 우려가 상당한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주택시장 거품론을 일축했다.

그는 지금 주택 수요의 약 40%는 전형적인 '넓은 집' 이사이고, 30%는 노후 대비용이며, 나머지 30%는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교외지역 주택 수요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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