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심쿵'한 직진 짝사랑..현실에선 '스토킹' 입니다

김지현 기자 2021. 4. 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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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도와 고문영의 행동은 '스토킹'일까.

이에 대해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위가 벌어진 당시 서로 좋아하고 있었느냐, 한쪽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이냐다"라며 "드라마 속에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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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해도 끝까지 순애보?..이젠 '스토킹'③]

#평소 차은상(여)씨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재력가 남성 최영도씨. 하지만 차씨가 자신에게 마음이 없는 것을 안 최씨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다니는 학교에 가난한 형편과 어머니의 장애 사실을 알리겠다고 차씨를 협박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가게 앞이나 카페 안에서 기다리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문강태씨(남)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동화작가 여성 고문영씨는 자신의 애정표현에도 문씨가 선을 긋자 얼마 전 그의 직장에까지 찾아갔다. “왜 여기왔냐”는 문씨의 물음에 고씨는 “보고 싶어 왔지”라고 답하고, 하루는 문씨가 옷을 갈아입고 있던 탈의실에 들이닥쳐 몸매를 감상한다. “원하는 게 뭐냐”는 물음엔 “너다. 내 눈에 예쁘면 돈으로 사야지, 아님 훔치던가"라고 말한다.

최영도와 고문영의 행동은 ‘스토킹’일까. 정답은 둘 다 ‘맞다’이다. 두 사례는 각각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SBS <상속자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일부로 방영됐을 당시엔 해당 장면이 주인공들의 구애로 그려졌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탈의실 침입 장면은 방영 당시에도 문제가 됐다.
마음 안 받아준다고 협박하고…탈의실 무단침입
SBS 드라마 <상속자들> /사진=드라마 화면 캡처

이처럼 드라마, 영화를 보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일방적인 구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대가 거절해도 연락하고, 집 앞에 찾아가고, 마음을 표현하는 건 아직까지도 드라마 속 ‘심쿵’ 포인트로 꼽힌다. 극 중에서는 순애보, 짝사랑 등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에 따르면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접근·따라다니거나 △주거지·직장 등에서 기다리거나 △연락 △물건을 보내는 등 불안감과 공포심을 야기하는 행위는 스토킹 범죄로 규정된다.

박성현 법률사무소 유 변호사는 위의 두 사례에 대해 전부 “명백한 스토킹”이라고 평가했다. 최영도의 경우엔 상대의 인적사항까지 알리겠다는 협박을 한 것에 기반해 강요죄 적용도 가능하다. 피해자인 차은상이 재력을 가진 최영도의 협박에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면 민사소송의 대상도 된다.

고문영도 마찬가지다. 특히 직장을 찾아가 상대의 의사와 반하게 접촉하는 것은 대표적인 스토킹이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고문영은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순정 빙자한 스토킹·폭력적 장면들…"왜곡된 인식 심어줄 수 있어"
그동안 스토킹 행위에 관해 사회가 둔감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법적으로도 처벌 규정이 없어 ‘지속적 괴롭힘’ 정도로 분류됐다. 경범죄로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정도의 처벌에만 그쳤다.

미디어도 스토킹에 무뎠다. 2018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실시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등 9개 방송사에서 방영된 120개 드라마(총 2946편)에서 ‘강제적 신체 접촉’이 425건으로 가장 많았고 ‘스토킹’으로 판단될 수 있는 경우도 62건이 있었다.

가령 KBS2TV에서 방영됐던 <란제리 소녀시대>에선 고백하는 학교 선배에게 여주인공이 “이러지 마세요”라며 거절하지만 남주인공은 오히려 다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한다. 해당 장면의 끝은 되려 아름다운 음악으로 종결됐다.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도 남주인공이 거절 의사를 밝힌 여주인공의 집에 무단 침입해 “왜 울고 다니냐”고 윽박지르는 장면이 나왔다.

이에 대해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위가 벌어진 당시 서로 좋아하고 있었느냐, 한쪽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이냐다”라며 “드라마 속에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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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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