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 잡힌 꿈'..감염 우려에 인종차별까지 연수 포기하는 대학생들

심민관 기자 2021. 4.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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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직전 한 달간은 기숙사 밖에도 잘 나오지 못했어요."

지난해 1월 말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갔지만 중도 귀국한 대학생 박모(21)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결국 그는 원래 1년을 머물 계획이었지만, 2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말 한국 정부가 띄운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지난해 1학기 일본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었던 대학생 A씨는 두 차례 파견 취소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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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직전 한 달간은 기숙사 밖에도 잘 나오지 못했어요."

지난해 1월 말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갔지만 중도 귀국한 대학생 박모(21)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초 이탈리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10만 명, 사망자 수 1만명을 넘기며 전 세계에서 피해가 가장 컸다.

그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며 "베네치아의 작은 섬에 살았는데 본섬으로 가려면 경찰에게 증서를 제출해야 했고 동네 슈퍼에도 제한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DB

인종차별도 그가 귀국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박씨는 "매일 인종차별을 겪었다"며 "길거리나 식당에 가면 삿대질이나 욕설을 하는 사람이 많아 외출이 꺼려졌다"고 했다. 결국 그는 원래 1년을 머물 계획이었지만, 2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말 한국 정부가 띄운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지난해 1학기 일본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었던 대학생 A씨는 두 차례 파견 취소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3월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파견 시기를 1학기에서 2학기로 연기했으나 이 역시 일본 대학 측 결정으로 무산된 것이다. 그는 "어학 점수 취득, 비자 발급 등 교환학생 준비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날아간 것 같아 허무했다"면서 "더 미루면 졸업이 늦어져 고민 끝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대학의 국제 교류가 중단되고 있다. 교류 프로그램 중단된 것은 물론,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고 방역·안전 우려가 커지면서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국외 고등교육기관 내 한국인 유학생 통계(학위, 교환학생 및 어학연수 포함)’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유학생 수는 19만4900여 명으로, 1년 전보다 2만여명 줄었다. 코로나가 1년 내내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집계되는 유학생 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연도별 유학생 수’에 대한 도표.

대학생들은 교류 기회를 잃은 데 대한 실망감뿐 아니라 대학의 미흡한 사후 대처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A씨는 "교환학생 파견 취소 통보를 받았을 땐 이미 (국내 대학) 수강신청 기간이 지난 뒤였지만, 학교 측은 특별한 조치 없이 수강정정 기간에 알아서 신청하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되자 휴학을 결정한 이들도 있었다.

일부 대학은 상대 학교 측에서 파견 취소 통보를 결정하는 경우에도 재지원 시 서류 제출, 면접 등을 다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취소 통보자에게) 우선권 부여나 별도의 전형 면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권 부여 시 신규 신청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학기 파견을 앞두고 있는 학생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는 3분기인데, 출국 시점이 그보다 빠른 경우에는 접종이 불확실한 탓이다. 방역 당국은 "현재 유학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희망자를 조사 중"이라면서도 "우선 접종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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