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공매도 재개]'공매도 포비아' 동학개미 흔들릴까.."조정은 단기"

전민 기자 2021. 4.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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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두차례 공매도 재개 실질 영향 적었지만 개인투심 악화 우려
'롱숏 전략' 재개 외인 기조적 귀환 가능성.."공매도 재개 영향 단기"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운행하는 '공매도 반대 버스'가 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이동하고 있다.202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오는 5월3일 코스피 200·코스닥 150 종목, 즉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야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라서 이번 공매도 재개가 코로나19 폭락장발(發)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급반등한 국내 증시가 조정을 겪는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인 공매도의 재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재개 자체가 증시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개인투자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두차례 공매도 재개 당시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조정이 있더라도 단기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과거 두 차례의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 지수는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 8개월(2008년 10월~2009년 5월)의 공매도 금지가 종료된 후 코스피 지수는 별다른 조정을 받지 않았다. 재개 첫날인 6월1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1.4% 상승했고 약 한달간 횡보세를 보이다 7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공매도 금지 이전인 1500선을 회복했다.

반면 2011년 유럽재정위기 사태 이후 약 3개월(8월10일~11월9일) 공매도 금지 이후 재개 시점인 11월10일 코스피 지수는 5%가량 하락했다. 이후 약 두달간 1800~19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한 코스피는 2012년 1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재개하며 2000선에 올라서며 공매도 금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08년, 2011년 공매도 재개 전후 코스피 지수 흐름. © 뉴스1 전민 기자

코스닥 지수는 반대로 2009년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하락했으나 2011년에는 뚜렷한 흐름을 나타내지 않았다. 2009년 공매도가 재개된 6월1일 코스닥 지수는 2% 상승했으나 이후 약 두달간 조정흐름을 보이며 8%가량 하락해 470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나 8월부터 다시 상승세 보이며 재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11년 11월10일 공매도 재개 당일 코스닥 지수는 4%가량 급락했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2008년, 2011년 공매도 재개 전후 코스닥 지수 흐름. © 뉴스1 전민 기자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A 연구원은 "헤지펀드 등이 활발하게 공매도를 하는 미국 증시와 다르게 국내 증시에서는 이같이 방향성을 염두에 둔 공매도가 활발하지는 않다"며 "위험회피(헤지)나 롱숏전략(매수와 공매도를 병행하는 투자전략) 차원의 공매도가 많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공매도 재개 자체가 증시에 줄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추세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재개 반대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2009년에는 공매도 재개 이후 수급의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2011년에는 개인의 이탈이 나타났다. 2009년 공매도 재개 한달을 전후해 개인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3조8552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6조4117억원을 샀다. 기관만 9조원 가량을 팔았다. 2011년 공매도 재개 한달 전후로 개인은 4조2049억원을 팔았고, 외국인은 1조371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6조3815억원을 샀다.

최근 개인의 순매수세는 약해진 모습이다. 지난달 양대시장에서 7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이달들어 1조186억원을 사는데 그쳤다.

과거 두차례 공매도 재개 당시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 반대 목소리가 더 강한 만큼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코스피가 다시 2000대로 하락한 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될까봐 불안해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 공매도 걱정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공매도가 없거나 안정적인 코인, 해외 주식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의견이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은 상수로 보되, 그 규모는 제도 보완 정도에 반비례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 세력으로 기능한 만큼, 공매도 포비아(공포증)에 따른 수급 이탈 여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A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개인의 투자심리를 훼손하고, 이로 인한 증시 이탈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 투자심리 또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공매도 금지로 롱숏전략 등이 불가능해져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한 기업 실적 동력이 유입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만큼 외국인 순매수가 기조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동시에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액티브, 롱숏, 헤지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성향의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연초 15배까지 높아졌던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기업 실적 개선으로 현재 13배 내외로 낮아졌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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