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코로나 정보 나눔 방' 지키는 코로나 전문가

YTN 2021. 4. 1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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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지난 2014년부터 위탁 운영하는 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의사 50명을 비롯해 200여 명의 한국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코로나 시국에 한국 동포들에게 빛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김세중 /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동포들 사이에서 코로나 전문 상담을 해주면서, 많은 동포한테 사랑받는 교수님이시죠.]

권용진 씨가 만든 <UAE 코로나 정보 나눔> 채팅방에는 몇 달 전부터 최대 인원인 천5백 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클린 병원으로 지정되어 코로나 환자를 받지 않는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그래서 동포 중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한국 의료진이 직접 진료하기가 어려운데요.

코로나19 초기, 매일매일 바뀌는 부정확한 정보로 혼란스러워할 동포들에게 정확한 정보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채팅방을 만들었습니다.

이 채팅방에서는 상담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기사를 공유하기도 하고, 동포들끼리 서로 정보를 나누기도 합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경험을 공유하는 정보가 주로 있는 거 같아요. 요즘 백신 관련된 질문이 많습니다.]

용진 씨가 동포를 위해 발 빠른 대처를 생각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전염병 사태를 맞는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제가 메르스가 유행하던 시절에 국가중앙병원이었던 국립중앙의료원의 상황실장이었습니다. 그때 메르스에 대응해본 경험이 있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동포들에게 정확한 정보, 이런 정보를 드리고 싶어서 오픈 채팅방을 하나 열었는데….]

처음에는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창구였던 채팅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안에서 용진 씨의 역할은 점점 더 커졌습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아랍에미리트가 초기에는 그런 방역 대책이나 개인 방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이런 걸 조심해야 합니다, 개인 방역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런 걸 알려드리려고 만들었는데 한국인 확진자가 생기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한국인 확진자분들이 연락을 해오시게 됐어요. (지금은) 개인 확진자도 상담하고 있고 기업들의 집단 감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나 대응 방안을 같이 얘기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냥 자원봉사 차원에서 해드리고 있는 일입니다.]

그저 한인 동포를 위한 봉사로 아침, 저녁으로 환자들과 통화를 하며 경과를 살피고 대응 방안을 고민해 온 용진 씨.

그러던 중 지난 10월에는 그에게도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본인이 바로 코로나에 확진된 것.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어느 날 너무 입맛도 없고 그런 거예요. 그래서 가서 식초병을 열어봤어요. 냄새가 안 나더라고요.]

다행히 초기 경증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치료제와 함께 면역력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 먹으며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되어보고 나니 동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명확해졌습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해외에 나와서 혼자 살면서 확진이 된다는 것이 질병의 증상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훨씬 큰 어려움이더라고요. 그래서 동포들에게 그런 심리적 불안을 덜어드리는 게 첫 번째 하는 일이고요. 두 번째는 바이러스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드리는 거. 이게 두 번째고요. 세 번째로는 경증이 아닌 상태로 변화해 가는 걸 잘 모니터링 했다가 어느 시점에는 병원에 가셔서 검진하셔야 됩니다, 이 얘기를 해드리는 게 제가 하는 개인들에 대한 상담 중에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진료가 없는 주말에는 주로 등산을 하러 가거나 인근 사막에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내는 용진 씨.

하지만 이런 개인 시간이라고 해서 채팅 상담 업무를 쉴 수는 없다는데요.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코로나뿐만 아니라 병이 사실 쉬는 날, 밤, 이런 걸 가려서 오는 게 아니잖아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무 보고차 석 달에 한 번씩 한국에 갔지만,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지금은 가족들 얼굴을 못 본 지 벌써 다섯 달이 넘었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인 막내아들은 주말이면 특히 더 생각납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막둥이 아들이 아빠 다음에 오면 캠핑 가자고 했는데, 캠핑 장까지 정해놨는데 제가 지금 귀국 일자가 계속 미뤄져서 계속 그 약속을 못 지키고 있어요. 다음에 들어가면 애들이랑 꼭 캠핑 다녀오려고요.]

현재 아랍에미리트는 인구 100명당 90회분을 넘는 백신 접종률을 보이며, 코로나19 예방과 퇴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영국발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용진 씨의 <UAE 코로나 정보나눔방>은 한동안 계속 운영될 예정입니다.

[권용진 / 서울대학교병원 중동지사장 : 이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코로나 끝났다고 선언이 되면 두바이 계신 분들 어디 공터에 모여서 방(정보나눔방) 문 닫는 행사 같은 걸 한번 해보고 싶어요. 쫑파티 한번 하고 다 같이 끝났다고 만세 부를 수 있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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