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복원했는데..절벽처럼 깎인 백사장
주민들, 해안 침식 심화에 해수욕장 복원 우려
[앵커]
포항에서는 해수욕장 복원을 위해 여러 해 동안 예산 수십억 원을 들여 물속에 막음 시설을 설치하고, 모래까지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곳곳에서 백사장 침식 현상이 나타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HCN 경북방송 윤경보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백사장 복원을 위해 15만㎥의 모래가 투입된 포항 송도해변입니다.
백사장이 넓어져 예전 모습을 회복한 듯 보이지만, 해변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포항 구항 쪽 해상 전망대를 중심으로 거의 백 미터에 걸쳐 백사장이 급격히 깎인 걸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완만했던 백사장이 침식이 심각한 부분에서는 마치 낭떠러지처럼 1미터 아래로 푹 꺼져 있습니다.
주민들도 다시 해변이 망가질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송도해수욕장 재개장까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해변 침식이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겁니다.
[박창구 / 포항시 송도동 : 원래는 공사해서 완만했는데, 파도가 쳐가지고 이게 깎여나가서 절벽같이 됐어요.]
[노상진 / 포항시 송도동 : 여기에 푹 파여가지고 오다가 죽어버리니까 누가 봐도 저쪽이랑 조금 달라서 안 좋아요. 보기가..]
그러나 백사장 복원을 담당하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의 의견은 다릅니다.
겨울철 높은 파도에 깎여나간 모래가 봄이 되면 다시 백사장으로 밀려들어 오기 때문에 모래 유실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단지, 경사가 심한 백사장을 완만하게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하고,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침식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침식이 눈에 띌 정도로 심해지고 있고 수년간 백사장 회복에 공을 들여온 만큼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영원 의원 / 포항시의회 : 작년 10월부터 태풍을 거치고, 겨울이 지나면서 지금까지 너울성 파도를 거쳐오면서 20% 이상 빠져나갔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걸 그냥 이렇게 놔두게 되면, 틀림없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 빠져나간다고..]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 애써 복원해 놓은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에 침식 현상이 다시 드러나면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HCN 뉴스 윤경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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