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허위 광고 사과했지만.. 여론 싸늘 "남양이 남양했다"

남지현 기자 2021. 4. 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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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시민들 온라인서 남양 제품 목록 공유
불매운동 탄력 조짐도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을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리점 갑질로 촉발된 남양 불매 운동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1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남양유업 불가리스./연합뉴스

남양유업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죄송하다”며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양이 남양했다” “믿고 거르는 남양” 등 비난 여론이 거세다. 스프라이트 등 남양 제품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는 등 과거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촉발된 남양유업 불매 운동이 재점화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불가리스 품절 사태로 남양유업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진이 주가 조작하고 현금화해 튀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최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원숭이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불가리스 원유를 주입했더니 전체 바이러스의 77.8%가 억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종수 박사는 “불가리스 섭취 시 코로나 바이러스를 줄이고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 연구는 세포실험 이후에도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는데 추가 검증이 필요한 실험 결과만을 토대로 자사 제품이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이날 발표 이후 일부 소매점에서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빚어졌고,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38만원) 대비 29% 오른 48만9000원까지 뛰었다. 첫 연구 발표가 있던 13일부터 14일 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60억 넘게 남양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자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남양유업을 ‘허위 광고’로 고발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질병의 예방ㆍ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 등을 금지하는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남양유업이 연구비를 주고 심포지엄이 열린 공간의 임차료까지 지급한 것을 고려할 때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은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제품 홍보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향후 행정조치와 재판 결과에 따라 남양유업은 영업정지 2개월에 10년 이하 징역, 1억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도 지난 16일 남양유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 부정거래와 미공개 정보 이용 정황이 있는지,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릴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거래소 조사가 마무리된 뒤 추가 조사 여부나 고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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