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통합 우승 행복.. 다른 방식도 보여주고 싶었다"
로베르토 산틸리(56·이탈리아) 대한항공 감독은 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17일 우리카드와 벌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홈 경기(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세트 스코어 3대1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살면서 공짜로 받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승해서 만족스럽고 굉장히 행복하다”고 했다.
산틸리 감독은 5차전 승부처로 3세트를 꼽았다.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 9-13, 4점차로 끌려가다 듀스 접전 끝에 27-25로 세트를 따냈다. 그는 “쿠바 출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0·등록명 요스바니)와 세터 한선수(36)가 지쳐 보여서 임동혁(22)과 유광우(36)를 교체 투입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바꿨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양팀 선수 모두 힘들었을텐데 몸을 쥐어 짜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3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고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산틸리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 V리그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통합 우승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감독으로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했지만 나는 다른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 왔을 때 훈련 방식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다른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확신을 주고 싶었고, 그 덕분에 그간 많이 뛰지 못했단 진지위와 조재영, 임동혁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믿고 따라준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사하다. 선수들은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산틸리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알렉스가 지난15일 4차전 경기 직전 산틸리 감독에게 인사하러 갔는데, 산틸리 감독이 ‘두고 보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며 “상대 선수가 인사를 하면 받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름 계산된 행동이겠지만 한국 정서상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명문 구단 사령탑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산틸리 감독과는 인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산틸리 감독과 인사를 하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나고선 주먹 악수를 했다. 산틸리 감독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3차전에서 알렉스가 이탈리아어로 내게 먼저 얘기해서 답했을 뿐이다. 4차전 직전 우연히 만난 알렉스에게 ‘나와 대화할 생각하지 말고 경기만 해라’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악수를 거절당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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