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남중국해..中, 美항모 잡는 초음속 미사일 실전연습
중국 인민해방군 J-16 전투기 14대, J-10 전투기 4대, H-6K 폭격기 4대, Y-8 대잠기 2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등 25대로 이뤄진 공격편대군 기수는 필리핀 방향이었다. 공교롭게 이날은 미국 해군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모전단 등이 필리핀군과 연합훈련(발리카탄 훈련)을 하는 개시일이었다.
H-6K 폭격기는 중국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YJ-12를 장착할 수 있다. 미국 글로벌시큐리티에 따르면 'YJ-12(YingJi-12)'는 300~400㎞를 최대 속도 마하 4로 날아갈 수 있고 타격 목표에 가까워지면 '저고도 비행(sea skimming)'으로 대공 요격 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 탄두 중량은 400~500㎏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YJ-12를 러시아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야혼트(Yakhont)를 변형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군이 H-6K 폭격기를 이용해 미국 항모전단을 목표로 YJ-12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 통신 등을 감청한 결과로 추정된다.
H-6K 폭격기는 미국 항모전단(Carrier Strike Group)의 대공방어구역 바깥에서도 YJ-12를 발사할 수 있어 YJ-12의 사거리는 미국 해군의 골칫거리로 평가되고 있다. H-6K 폭격기는 YJ-12를 발사한 뒤 미군 반격을 받을 위험 없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YG-12는 중국이 미국 해군의 남중국해 활동을 막을 A2AD(반접근·지역거부) 구상을 실현시킬 주요 무기 체계다.
중국은 미국 항모를 목표로 삼은 훈련이라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외부에 알리는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지난 14일 전문가를 인용해 "공중에서 해상을 견제하는 강력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으며 외부 개입을 차단하는 능력을 높였다"면서 미국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환구시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은 이번 훈련이 실전적 성격이 강했다면서 "인민해방군이 대만 독립 세력을 타격하는 전투 계획의 리허설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JY-12 발사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과 일맥상통하는 언급이었다.
이어서 쑹중핑은 "Y-8 대잠기는 대만이 아니라 외국 잠수함을 겨냥한 것이다. J-16 전투기는 여러 임무가 있는데 J-10 전투기와 협력해 제공권을 장악하고 대만 독립 세력을 타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역외 일부 국가의 해상 표적을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익명으로 "이번 훈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폭넓은 공역을 장악하는 것으로 관련 업무는 주로 전투기와 조기경보기가 맡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경보기는 '공중 지휘관' 역할을 하는데 레이더로 공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상대 위치를 파악해 제공권을 장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군용기 2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켰다. H-6K 폭격기 4대, J-16 전투기 10대, J-10 전투기 2대, KQ-200 대잠초계기 2대, Y-8 정찰기 1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였다.
올해 초에는 1월 24일 J-10 전투기 6대, J-16 전투기 4대, 수호이-30 전투기 2대, 대잠초계기 2대, 정찰기 1대 등 모두 15대가 대만 인근과 남중국해 하늘을 돌아다녔다.
중국이 대만 인근 상공을 거의 매일 휘젓고 다니는 것은 대만의 방어 태세를 시험해보려는 목적도 있지만 대만군 능력을 소모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경쟁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지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고강도 군사 긴장이 이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대만의 경계 수위가 계속 유지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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