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닝'으로 달라진 일상.."산 달리며 삶에 활기 생겨"[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이클을 7~8년 탔어요. 그런데 오래 타니 좀 시들해진 면도 있고 사람들에게 치여 지친 면도 있어서 다른 것을 해야겠다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 때 우연히 산을 가게 됐는데 이런 신세계가 없는 거예요. 그 때부터 산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이클을 타도 산 고개를 넘어야 했지만 걷거나 달리면서 넘는 산은 다른 의미를 줬다.
평일 저녁 삼삼오오 모여서 달리는 훈련을 하던 그는 지난해 9월 새벽달리기로 전향했다.
출근을 해야 해 강 훈련을 하긴 힘들었다. 30분 정도 달리고 30분 정도 보강운동을 했다. 하루 1시간이 그의 몸을 바꾼 것이다.
“그해 10월 영남알프스에서 열린 하이트레일 나인 피크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산봉우리 9봉을 달리는 대회였는데 전 5봉 44km를 신청했어요. 처음엔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거뜬히 완주했습니다. 새벽달리기의 결과였습니다.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트레일러닝을 하면서 대회 출전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로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하이트레일 나인 피크가 첫 대회가 됐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영남알프스에서 열리는 대회로 거리나 코스가 힘겨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제 트레일러닝은 그의 일상이 됐다.
“아직 트레일러닝 초보자입니다. 트레일러닝계에서 유명한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달리기)는 아직 못해봤어요. 하지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종주는 해봤어요. 설악산 공룡능선도 달려봤고요. 앞으로 전국의 산을 차근차근 정복할 겁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사이클을 탔어요. 7,8년 전이었으니 사이클이 아직 큰 붐이 일진 않았을 때였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았고 운동도 되니 활기가 생기고 에너지도 생겼습니다.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전국을 돌아다닌 것도 좋았습니다.”
요즘은 트레일러닝에 빠져 사이클은 가끔씩 타고 있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변화가 있을까.
“운동을 하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가 생겼어요. 서로를 응원하고 피드백도 주고받습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 다시 힘을 얻습니다. 코로나19 초기엔 오프라인 대회가 취소되면서 넋을 잃고 있었다면 이젠 온라인으로 서로 경쟁하는 방법도 찾았습니다. 사이클을 즈위프트 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경쟁합니다. 달리기도 온라인으로 경쟁하는 방법이 생겼어요. 각종 거리 및 시간 측정기, 상승고도까지 측정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아요. 자기가 하루 달린 것을 GPS로 측정한 기록을 온라인에 올리면 랭킹이 정해집니다. 그렇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저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 하면서는 내성적으로 바뀌었죠. 튀면 힘들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을 달리면서 다시 적극적인 성격이 나왔습니다. 운동하고 SNS에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다보니 저의 본능이 나타난 것이죠. 이렇게 사는 게 즐겁습니다.”
김 씨는 트레일러닝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체체체가달린다(체달)이다.
“아직 트레일러닝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어요. 저도 초보지만 이 좋은 운동이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하고 싶습니다. 산을 달리는 것을 일종의 큰 벽으로 생각합니다.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보죠. 하지만 해보면 달라요. 힘들지만 힘들수록 얻는 게 큰 게 트레일러닝입니다. 제 채널로 트레일러닝 진입장벽이 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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