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中견제' 발맞춰 주고 '올림픽 지지·센카쿠 방위' 얻어
'외교 서툴다' 평가 벗어날까..코로나19 확산하면 올림픽 불투명
중일관계 악화 가능성..스가 "신장 문제, 입장 설명하고 이해 구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주고받은 것에 눈길이 쏠린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지지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방위를 재확인받은 양상이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포위 정책에 근거한 내용이 대거 반영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중국의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 및 번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의하고서 "국제법에 기반을 둔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명시했다.
또 동중국해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나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만에 관해 기술한 점이다.
공동성명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회담 성명에 대만 문제를 기술한 것은 일본이 중국과 수교한 후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며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홍콩이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까지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줄줄이 반영됐다.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 스가 총리가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맺어진 일본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감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일본 방문을 추진하는 가운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스가 총리는 무엇을 얻었을까.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스가 총리의 공조에 답했다.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올여름에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려는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미국이 방어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공동성명은 센카쿠 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5조의 적용대상이며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 지배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 안보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대응력을 향상하고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반영했다.
스가 총리는 그간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선언으로 이를 뒷받침한 셈이다.
외교 경험이 부족한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부각한 미일 동맹 중심의 외교를 문제없이 잘 계승했다는 평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련의 주고받기가 전체적으로 호평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을 아무리 지지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일본의 백신 접종 진행 상황은 주요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고 최근 감염이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집권당 이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한 상황이다.
센카쿠 열도 방위 등은 앞서 미국이 밝힌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로 거른 후 해양 방출하는 계획을 발표한 뒤 양국 정부 주요 인사가 언론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전을 벌였는데 이번 회담으로 중일 관계가 한층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호응하면서도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애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스가 총리는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장 인권 문제에 관해 주요 7개국(G7) 중 일본만 중국을 제재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서 "우리나라의 입장이나 대응에 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 ☞ 미 해군 피라미드 모양 UFO 발견…"역대 최고로 생생한 모습"
- ☞ 세상에서 가장 빠른 거북이…다리 다쳐 롤러보드 타고 '활보'
- ☞ 접근금지 명령에도 아내 찾아간 70대, 숨어있다가 살해 시도
- ☞ "왜 다른남자 만나?"…옛 여친 폭행한 전직 운동선수 실형
- ☞ 도로교통공단 책자에 '중국 공안 복장 어린이'가 왜?
- ☞ 이게 고장 나면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다
- ☞ "노래할 땐 사투리 안 쓰냐고?…지방말투 차별 마이소"
- ☞ 영국 필립공 장례식서 윌리엄·해리 '서먹한 광경' 예고
- ☞ 김무성, '노룩패스'에 뭐라 할까…아들 고윤과 예능 동반출연
- ☞ "왜 유색인종 상대로 시험하나"…뉴욕 로봇 경찰견에 반대 확산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우리집에 가자"…초등생 유인하려던 50대 '코드0' 발령해 체포 | 연합뉴스
- '마약 자수' 김나정, 필리핀서 귀국 직후 양성반응…경찰 조사(종합) | 연합뉴스
- 영동서 50대 남녀 흉기 찔려 숨져…"살해 뒤 극단선택한 듯"(종합) | 연합뉴스
- '동생살인' 60대, 법정서 부실수사 형사에 돌연 "감사합니다" | 연합뉴스
- '기찻길이 도로인 줄' 타이어 펑크난 채 선로 달린 만취운전자 | 연합뉴스
- [수능] 국어지문 링크에 尹퇴진집회 안내…경찰 "해킹아닌 도메인 구입"(종합2보) | 연합뉴스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 유튜버 화해거부…'끝까지 간다' | 연합뉴스
- [수능] '노이즈' 40번 이상 반복 등장한 국어 지문…"로제 아파트냐"(종합) | 연합뉴스
- 가족 앞에서 헤어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 공개 | 연합뉴스
- 등교하던 초등생 머리 박고 도주…'박치기 아저씨' 검거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