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도 의심'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던 남편..'심신미약 인정' 징역 6년

2018년에도 아내 폭행, 당시 아내가 처벌 원치 않아 선처받아

 
귀가하던 아내를 향해 흉기로 온몸을 찔러 살해하려한 70대 남성에게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6년이 선고됐다.

17일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살인미수 및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70)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에 처했다.

또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4일 오후 4시18분쯤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아내 B씨(65)의 온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알코올 의존증후군, 중증 우울증, 알코올성 망상장애 등을 진단받은 상태에서 B씨가 외도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B씨가 귀가하는 것을 기다린 A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미리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B씨를 찔러 숨지게 하려했다.

B씨는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빼앗아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흉기를 들고 쫓아오는 A씨를 피해 집을 나와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A씨는 2020년 5월14일부터 2021년 1월13일까지 인천가정법원에서 아내의 주거지에서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명령을 어기고 아내의 집을 찾아가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심신미약 범행임을 주장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2018년 아내를 폭행했다가 처벌을 원치 않아 가정보호처분을 받았음에도 2020년 2월 다시 특수상해 범행을 했고, 합의해 집행유예로 선처 받았음에도 범행을 했다”면서 "거듭된 선처에도 반성하지 않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지 한달도 되지 않아 살해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중한 상해를 입었고, 보복을 두려워 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다만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