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귀찮은 X"..정인이 양부모 카톡에 그려진 '지옥도'
"화가 나서"..생후 2개월 딸 학대한 아빠
일단락 된 '택배전쟁'..갈등 불씨는 여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 15일 ‘정인(입양 전 본명)양 양부모’에 대한 선고 전 마지막 재판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양모 장모(35)씨에게 사형을, 양부 안모(38)씨에게 징역 7년6월을 구형했죠. 그동안 정인양에 대한 학대 정황은 계속해서 알려졌지만, 이날 검찰이 공개한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그 정황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카톡에 남은 정인이 학대 정황 △육아 스트레스에 딸 던진 아빠 △‘택배대란’ 불씨 여전 등입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지난 14일 진행된 정인양 양모 장씨와 양부 안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각각 사형과 징역 7년 6월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의 구형은 이 둘, 특히 안씨에게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형량을 구형했는데요. 그동안 공개됐던 학대 정황 외에도 부부가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안씨가 학대를 방관하고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검찰이 재판에서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입양 직후인 지난해 2월 정인양이 콧물을 흘리는데도 장씨가 ‘얘(정인양)는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안씨는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라고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해 3월엔 장씨가 정인양을 두고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대신 오늘 폭력은 안 썼다’고 하자 안씨는 ‘아침부터 그러더니 짜증이 갈수록 느는 것 같아’라고 답변했습니다. 안씨의 폭행 방관 행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죠.
더욱이 장씨가 지난해 9월 ‘애가 미쳤나 봄. 지금도 (밥을) 안 처먹네’라고 하자 안씨는 ‘종일 온전히 굶겨 봐요. 식도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장씨가 지난해 3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보내자 안씨는 ‘귀찮은 X’이라고 대답하는 등 학대를 부추기거나 정인양을 비난하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검찰은 폐쇄회로(CC)TV 등 장씨의 학대 증거를 제기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장씨가 목이나 한쪽 손목만 잡아서 물건을 잡듯 정인양을 들어 올리고, 엘리베이터 안 좁은 손잡이에 정인양을 앉혀둔 채 자신의 머리를 손질하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을 1심 선고기일로 지정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을 통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습니다. 생후 2개월 여아 A양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A양은 호흡을 하고 있엇지만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코 안에서는 출혈이 확인됐죠. 당시 A양의 아버지 B(27)씨는 “딸 아이 상태는 괜찮았고 울다가 자는 것도 봤다”며 “어디서 떨어진 적도 없는데 아이 상태가 이상해 곧바로 119에 전화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학대 정황이 확인돼 경찰에 긴급체포된 직후에도 “딸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다쳤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고 하죠. 하지만 경찰의 잇따른 추궁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아내가 구속된 이후 혼자 모텔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 아이를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경찰 수사 등을 종합하면 B씨와 아내(22)는 지난해 여름부터 부평구 일대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올해 2월 한 모텔에서 A양을 출산했다고 합니다. 이들 부부는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이 와중에 아내가 지난 6일 사기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고, B씨는 19개월된 A양의 오빠와 A양을 홀로 돌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B씨는 행정복지센터에 아이들을 위탁할 곳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입소를 기다리던 중 이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행정적 지원이 좀 더 빨리 이뤄졌다면 아이의 죽음을 피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택배기사와 주민간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아파트 측에서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했고, 택배기사들은 개별배송을 중단하고 단지 입구까지만 배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이 때문에 단지 입구 앞에 수백개의 택배상자가 쌓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가 택배차량의 지상 통행을 금지했고, 지하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택배차량(탑차)의 높이는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보다 높은 약 2.5m. 높이가 낮은 저상택배로 개조하거나 교체하지 않을 경우 택배기사들은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택배기사들은 손수레를 이용해 단지 입구서부터 배송을 해야했고, 불만이 커지면서 개별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이 ‘갑질’을 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됐죠.
이에 대해 입주자 대표회의는 “요청한 적도 없는 손수레 배송 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입주민들을 ‘갑질’ 프레임으로 매도했다”며 반발했습니다. 또한 개별배송 중단 후 입주민들은 택배기사들에게 비난과 조롱 등이 담긴 항의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택시기사는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호소하기도 했죠.
결국 택배기사들은 개별 배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택배차량의 높이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지상출입도 되지 않는 상황이기에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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