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전쟁..남긴 것·풀어야 할 것] 배터리 2년 전쟁, 극적 합의

김정연 기자 2021. 4. 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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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2년여에 걸친 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이 결국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합의 배경 짚어 봅니다. 

두 회사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합의한 것이죠? 

▷[김정연 /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마감 시한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 12일 오후 1시였는데요. 
                                  
LG와 SK는 지난 11일, 그러니까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배터리 분쟁이 시작된 지 713일 만입니다.

배터리 분쟁은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고요.

ITC는 지난 2월 10일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미국 배터리 생산과 수입 금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송태희 / 앵커]
합의 내용은 뭡니까?

▷[김정연 /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합의금 2조 원을 주기로 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분쟁 합의금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중대 위기를 맞았던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송태희 / 앵커]
2조 원이라는 합의금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김정연 / 기자]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3조 원 이상을, SK이노베이션은 1조 원 미만을 제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사가 막판에 1조 원을 덜 받고, 더 주는 타협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적 부담을 고려해 합의금 중 1조 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1조 원은 로열티로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현금 5천억 원씩을 먼저 내고, 202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의 매출에 따라 장기적으로 나머지 1조 원을 내기로 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요? 

▷[김정연 / 기자]
네, 양사는 관련한 국내 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4월 LG가 SK를 상대로 낸 배상금 소송, LG와 SK가 서로를 상대로 한 2건의 특허침해 소송도 취하됩니다.
                                    
▶[송태희 / 앵커]
그런데 앞서 양사 합의문을 보면 미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문구가 들어갔는데, 양사 간 분쟁에 왜 바이든 정부가 언급된 건가요?

배경이 뭐죠? 

▷[이광호 / 기자]
합의를 종용한 바이든 행정부의 막후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양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일자리 창출 정책이 삐거덕거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어떤 이유죠? 

▷[이광호 / 기자]
두 회사 모두 미국에서 앞으로 배터리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또 친환경 아니겠습니까?

그 친환경 인프라 투자의 핵심 중 하나가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바이든 행정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입장입니다.  
  
▶[송태희 / 앵커]
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까지 메시지를 내놨죠? 

▷[이광호 / 기자]
합의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LG와 SK가 모든 법적 분쟁을 종식하기로 한 건 참 다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초 두 회사의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던 정세균 총리 역시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분쟁 합의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송태희 / 앵커]
우리 정부도 막판에 합의를 종용했다는 관측도 있죠? 

▷[이광호 / 기자]
네, 미국 정부에서 관심이 많은데 우리 정부라고 손 놓고 있기 어려웠겠죠. 

특히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LG CNS 출신인 만큼 가교 역할을 많이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송태희 / 앵커]
김정연 기자 양국 정부까지 신경을 쓸 정도로 이번 소송, 그야말로 세기의 소송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양측이 왜 사활을 걸고 싸운 겁니까?  

▷[김정연 / 기자]
양사의 소송전은 LG화학의 연구개발 등 직원 80여 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말 후발주자인 SK가 폭스바겐의 배터리 물량을 수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이 불거졌습니다. 

LG는 "이직한 전 직원들이 폭스바겐 기술을 다루는 부서에서 일했다”며 SK의 기술 탈취를 주장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양사의 전략이 충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회사 간 분쟁은 그룹의 미래 성장, 나아가 그룹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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