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 남은 文정부 '운명', 김부겸·이철희에 달렸다

남상훈 2021. 4.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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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 '영호남 지역감정 타파'라는 정치노선 걸어 온 '소신 정치인'
이 수석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절대 잃지 않게 했어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왼쪽)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1년도 채 안 남은 문재인정부의 운명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의 ‘비주류’인 두 사람은 원칙에 어긋나거나 불의다 싶으면 가차없이 비판을 하는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만큼 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대대적인 쇄신에 총대를 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과감한 국정 쇄신을 통해 이번 보선에서 확인된 성난 민심을 달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돌아선 20대와 중도층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후보자는 영호남의 지역감정 타파라는 정치노선을 걸어 온 ‘소신 정치인’이다. 그는 경제 양극화 극복과 더불어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간극을 메우는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김 후보자는 4월 보선을 앞두고 악재가 겹친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과 관련해 “저는 지금 현재 이렇게 서두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여당에 좀 더 토론하고 신중하게 움직여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LH 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 된다. 사퇴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본인이 LH공사 사장일 때 벌써 일어났던 일들 아닌가. 본인이 책임자로 했던 LH공사 직원들이 사실은 일종의 여러 가지 편법도, 심지어 일부는 범법도 있을 수 있지 않나. 그것도 조사, 수사를 하면 나올 텐데 그렇다면 이걸 끌고 가겠나”라고 반문했다. 가덕도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동남권 신공항 사업) 절차의 정당성이 훼손된 문제는 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분노를 달래줄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이 16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중도의 정치노선을 지켜온 인물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근대화(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간의 공존과 화해라는 정치 소신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문화칼럼니스트 김태훈씨는 그에 대해 “어느 한쪽의 손도 무조건 들어주지 않는 냉철한 중립자” “양쪽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노련한 통역가”로 평가했다.

그는 2016년 4·13 총선에서 보수주의의 심장이라는 TK(대구 경북)의 경우 대구 수성갑에서 2전3기의 신화를 썼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평가받던 지역주의가 본격적으로 무너진 기점으로 기록됐다. 당시 친박의 핵으로 평가받던 대구에서 민주당 계열의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은 31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수석은 조국 사태가 젊은층의 불공정 문제를 야기해 여권에 위기를 몰고올 것이라고 예견한 인물이다.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조국 장관 임명이 문제의 근원이고 핵심이라면 조국 사퇴로 다 해결됐어야 하는데, 지금 안 그렇지 않나”라며 “그의 사퇴로 복원이 안 된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거다. 젊은층이 이 사회가 과연 공정하냐고 묻게 된 책임은 이 당과 정부에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거기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응답해야 하는데, 당은 지금 조국 뒤에서 마치 조국 하나가 잘못해서 그런 것처럼, 그것만 치우면 다 끝난 것처럼 하고 있다”면서 “이러면 안 된다. 자기 문제로 안아서 당대표가 사과했어야 한다. 국민이 회초리를 들면 아주 매정하게 들 거라고 본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오른쪽)이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최재성 전 수석과 손잡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수석은 청와대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뿐 아니라 청와대도 대통령만 보인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의 소통이나 인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장점인 ‘커먼 터치’(보통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참모들 책임이다. 바쁜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절대 잃지 않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청와대에서 참모로 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제 역할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며 “또,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좋은 사람이 대통령 되는 데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다”고 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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