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블리 라이브!' 114구 생존 게임, QS로 부진의 늪 탈출 [오!쎈 부산]

조형래 2021. 4. 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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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대선 기자] 1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5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라이블리가 더그아웃으로 가며 포수 김민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위기의 남자' 였던 삼성 라이온즈의 벤 라이블리가 생존 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로 펼쳤다.

라이블리는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4구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올 시즌 3번째 경기 만에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라이블리의 승리 요건을 날리면서 첫 승은 무산됐다.

2019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블리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다. 하지만 출발이 암담했다. 첫 등판이었던 4일 키움전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2사구 5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두 번째 등판에서도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 당했다.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1.42에 달했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외국인 선수였기에 삼성 허삼영 감독은 라이블리의 반등을 믿고 기다리려고 했다. 변수는 외부에서 터졌다. 키움 조시 스미스가 첫 등판인 7일 고척 KIA전 3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난조를 보였고 두 번째 등판이던 13일 LG전,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로 첫 승을 따냈다. 살아나는 듯 했지만 키움 내부적으로는 스미스에 대한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결국 키움은 빠르게 실패를 인정하면서 지난해 재계약이 불발됐고 올해 대만프로야구 웨이취엔 드래곤즈에서 뛰던 제이크 브리검을 다시 데려왔다.

덩달아 라이블리의 거취도 불안정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아졌다. 키움의 행보에 삼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터. 그러나 삼성은 라이블리의 반등을 믿었다. 허삼영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한 시즌에 28번에서 30번 정도 선발 등판하는데 2경기를 놓고 좋고 나쁨을 평가 하기는 힘들다”면서 “키움이 2경기 만에 선수를 퇴출한 것을 라이블리와 엮으면 안된다. 우리 팀의 두 번째 선발 투수다. 팀원들을 믿고 조바심을 버리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면서 라이블리의 퇴출 여부에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라이블리가 계속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여준다면 삼성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위기에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며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날 라이블리는 1회에만 33개의 공을 던지는 등 투구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구위를 회복하면서 투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모두가 알고 있던 라이블리의 구위였다. 제구로 승부를 보는 유형이 아니었기에 구위 회복은 반등에 절대적인 키였다.

좌우 무브먼트가 심한 패스트볼을 타자들의 몸쪽으로 과감하게 붙였다. 최고 148km까지 찍은 횡적인 움직임이 심한 패스트볼이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들자 볼이 되는 공임에도 타자들의 배트가 나오게끔 만들었다. 결과는 대부분 파울이었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든 뒤에는 슬라이더와 커브를결정구로 활용해 타자들이 반응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날 라이블리는 포심 40개, 커터 11개, 투심 10개 등의 패스트볼을 다양하게 구사했고 슬라이더 30개, 커브 20개, 체인지업 3개 등의 구종을 구사하며 롯데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가도 구위를 유지하면서 향후 구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생존 게임에 성공한 라이블리다. 비록 이날 삼성이 경기는 패했지만 라이블리의 구위 회복으로 만든 호투는 분명 반가운 대목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이 건재한 가운데 조만간 최채흥 역시 부상에서 돌아올 전망. 삼성의 선발진 고민을 지우고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던 교체 시나리오까지 없앤 라이블리의 반가운 호투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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