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버그' 감독 "세대를 초월해 함께 즐기는 작품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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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1위 했다는 캡처 사진을 보고 합성인 줄 알았어요. (웃음) 믿지 않았죠. 전혀 생각도 기대도 하지 못했는데 마블이나 '심슨가족' 같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사이에서 1위를 하다니 얼떨떨하더라고요."
지난달 국내 제작 콘텐츠 최초로 중남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주간 순위 1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월드: 뉴욕, 하나된 영웅들'의 총괄을 맡은 김영철 삼지애니메이션 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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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변하는 콘텐츠 시장..흐름에 맞추면서도 중요한 원칙은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처음에 1위 했다는 캡처 사진을 보고 합성인 줄 알았어요. (웃음) 믿지 않았죠. 전혀 생각도 기대도 하지 못했는데 마블이나 '심슨가족' 같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사이에서 1위를 하다니 얼떨떨하더라고요."
지난달 국내 제작 콘텐츠 최초로 중남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주간 순위 1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월드: 뉴욕, 하나된 영웅들'의 총괄을 맡은 김영철 삼지애니메이션 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15일 강남구 역삼동 삼지애니메이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레이디버그'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는 비결로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의 힘"을 꼽았다.
이 작품은 무당벌레를 연상시키는 옷을 입은 주인공 마리네뜨와 블랙캣이 여행을 떠난 미국 뉴욕에서 다른 영웅들과 함께 악당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레이디버그'는 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주된 이야기로 다루고 있어 공감도 불러일으키면서 히어로물의 매력까지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주인공들의 사랑싸움을 보며 어른들은 학창 시절에 느꼈던 감정을 추억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러한 '레이디버그'만의 매력 덕분인지 한국, 프랑스, 일본 3개국이 합작해 만든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시리즈는 2014년 첫 번째 시즌 이후 지금까지 세 개의 시즌과 특별 영상인 '미라큘러스 월드: 뉴욕, 하나된 영웅들'까지 꾸준히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케이블 채널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 구독자 200만명, 총 누적 조회수 10억5천뷰를 달성하는 등의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또 한 미국 매체에 따르면, 이번 달에는 넷플릭스 북미지역 주간 스트리밍 톱(TOP)10에 오르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 주간 1위를 차지한 이후 이뤄낸 또 하나의 쾌거다.
김 감독은 "'레이디버그'는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뉴욕 스페셜 영상에서 공간을 옮기면서 규모도 커지고 나오는 인물도 다양해진 것처럼 앞으로 중국 상하이 편 등 여러 도시를 스페셜 영상으로 제작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약 18년 동안 애니메이션 업계에 종사해온 그는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시시각각 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스토리를 통해 여러 감정을 깊숙하게 전달하는 전통적인 측면을 갖춘 분야거든요. 한국 영화나 음악, 드라마의 전 세계적 인기가 관심을 받는 것처럼 '레이디버그' 같은 애니메이션도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 감독은 "흐름에 맞춰가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들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리얼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현실에 기반해 공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건 중요하거든요. '레이디버그'도 단순한 영웅과 악당의 대결이 아닌 친구나 가족이 악당일 수 있다는 현실의 양면성을 담아냈죠. 시리즈를 거듭하면서도 그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 '레이디버그' 첫 시즌의 조감독으로 시작해 2019년 시즌3와 올해 뉴욕판 영상에서는 총괄 감독을 맡으며 8년째 이 작품과 함께하고 있는 그는 "처음 시청했던 시청자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한창 '레이디버그'를 봤던 세대들이 나중에 결혼하고 애를 낳아서 자식들과 함께 작품을 보며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대를 초월해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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