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흔든 재건축, 잡아야 하는 노형욱
매수 심리도 개선..전세시장 안정은 지속
다시 상승장일까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10주 만에 확대됐습니다. 매매수급지수도 아직은 매수자 우위이긴 하지만 매도자 쪽으로 중심축이 조금 기울었는데요. 특히 재건축 단지에서 집값 불안이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한 이른바 '오세훈 서울시장 효과'(?)로 볼 수 있는데요. 오세훈 시장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재건축 규제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집값을 안정시킬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오세훈의 일주일'…재건축 갈길 먼데 속도조절론까지(04.14)
정부 입장에선 겨우 잡히는 듯했던 집값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자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고요.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도 그 만큼 무거워진 셈이죠.
○…10주 만에 오름폭 확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7%로 전주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상승폭을 유지 혹은 축소해오다 10주 만에 다시 상승폭이 확대된 것인데요.
세금부담 강화와 공급대책 영향 등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지만 강남권과 노원, 영등포 등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지역 위주로 오르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는 게 부동산원 분석입니다.
실제 재건축 단지들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노원구(0.17%)는 상계동 중저가와 월계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마포구(0.05%)도 성산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습니다.
오세훈 시장 취임 후 기대감이 가장 커지고 있는 지역인 강남도 마찬가지인데요. 송파구(0.12%)는 잠실과 가락동 재건축 위주, 강남구(0.1%)는 압구정 재건축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양천구(0.08%)도 목동, 영등포구(0.07%)도 여의도동 등 재건축이 집값을 끌어올렸네요.
○…아직은 매수자 우위
매매‧매도자 동향지수도 방향을 바꿀 조짐입니다. 매수우위지수는 80.1(KB부동산리브)로 전주보다 4.8포인트 올랐는데요. 아직 기준점인 100아래(매도자 많음)에 있긴 하지만 조금씩 매수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언제 상황이 뒤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확정 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매매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라며 "민간 주도 재건축사업을 선호하는 강남권과 목동, 여의도 등에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서울 도심에서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수라 재건축 주도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합니다.
○…애 타는 정부
집값 불안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2.4대책 후보지 등을 발표하면서 최근 서울 집값은 열기를 식히는 모습이었는데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재건축 단지부터 호가가 크게 오르자 겨우 잠잠해졌던 주택시장이 다시 타오를 수 있어서죠.
실제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14일 주간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최근 보궐선거 전후 규제완화 기대감 등으로 서울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관계기관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는데요. 정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신임 국토부 장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데요.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2.4대책 등 공급대책 후속조치는 물론 집값 불안의 불씨를 끄고 조속히 안정세로 전환시켜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전세 안정은 지속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갔습니다. 수도권(0.11%)과 서울(0.03%)은 전주의 상승폭을 유지했고. 지방(0.14%)은 상승폭이 조금 축소됐습니다.
다만 수도권 중에서는 인천이 0.31% 오르며 전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는데요. 서구에서는 최근 새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검단신도시 역세권 위주로, 부평구는 개발호재 영향이 있는 부개‧산곡동 위주로 오르고 있습니다.
남동구는 간석‧구월동 대단지 중심, 계양구는 계산‧작전동 구축과 귤현동 신축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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