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시골 마을에 무슨 일이?..주민 50여명 중 18명 암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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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시골 마을 주민 십수 명이 원인 모를 암과 오랜 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17일 고창군 외일·외토마을 주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마을 주민 50여명 중 18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강해룡 마을교회 목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껏 (퇴비공장과 관련해) 넣은 민원만 수십 통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암으로 고통받는 동안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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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상대로 법적 소송 준비 중..공장측 "주민 주장 모두 거짓"
(고창=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 고창군 시골 마을 주민 십수 명이 원인 모를 암과 오랜 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퇴비공장에서 새어 나온 오염 물질을 발암 요인으로 의심하지만, 공장 측은 연관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법적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고창군 외일·외토마을 주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마을 주민 50여명 중 18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위암부터 대장암, 췌장암, 혈액암, 갑상선암 등 온갖 암이 평화롭던 농촌 마을을 덮쳤다.
암에 걸린 주민 중 4명은 병마와 싸우다가 끝내 숨졌다.
주민 일부는 암 집단 발병 원인으로 마을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한 퇴비공장을 지목했다.
분뇨를 퇴비로 만드는 설비가 설치된 이 공장은 1995년 지어졌다. 이로부터 10년 뒤부터 심한 악취가 마을로 흘러들어 왔다고 이들 주민은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때부터 최근까지 관할 지자체인 고창군에 퇴비공장으로 인한 오염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했다.
강해룡 마을교회 목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껏 (퇴비공장과 관련해) 넣은 민원만 수십 통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암으로 고통받는 동안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 주민들이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암에 걸리고 죽어갔다"며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암 집단 발병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퇴비공장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공장 측은 이러한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해당 공장 관계자는 "1999년 공장을 매입했지만, 이후로 퇴비를 생산한 사실이 없다"며 "3∼4년 전에 가축 분뇨 중 가장 냄새가 덜한 우분(소똥)을 창고 안에 쌓아둔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2005년부터 악취가 났다고 주장하는데 당시 공장은 가동하지도 않았다"면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으로 이런 누명을 쓸 바에는 차라리 경찰이 수사해서 진실을 명백히 밝혀줬으면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창군은 엇갈린 양측 주장을 규명하기 위해 공장 주변과 마을의 환경오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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