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어디로]③-(끝)이대로는 대선 힘들다..'집토끼'만으론 안돼

이철 기자 2021. 4.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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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 사퇴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4·7 재보선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완패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정도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정당 지지율 등 민주당을 둘러싼 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지지층을 재결속하는 한편 중도 확장성까지 보여야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4월3주(13~15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3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2%로 취임 후 최고치였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갤럽 기준으로 취임 후 최저치를 3주 연속 경신해 30% 붕괴를 눈앞에 뒀다. 이정도면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다가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별로 경기·인천(28%)과 연령대별로 20대 이하(27%)에서는 이미 20%대로 추락했다.

정당 지지율도 신통치 않다. 이번주 갤럽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지율 31%를 기록하면서 국민의힘(30%)에 불과 1%포인트(p) 차로 쫓기고 있다. 국민의힘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대 고지에 올라선 반면 민주당은 2월3주 38%에 이르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중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1.4.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새 인물보다 주류 인사를 선택하면서 오히려 당내 결속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문(親문재인)' 핵심 인사인 4선의 윤호중 의원이 '비주류' 박완주 의원을 누르며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개혁하라고 180석 총선 승리를 만들어줬다"며 "속도조절은 다음에 하자는 말은 핑계일뿐이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국민이 염원하는 개혁 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재보선 직후 쏟아냈던 '쇄신''성찰'은 벌써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내달 2일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도 크게 보아 친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사들이어서 친문 일색의 당 지도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민주당의 '개혁 매진'을 통한 지지층 결집 전략에 동의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민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떠났던 지지층을 다시 모아 향후 대선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이번 정부는 '저희가 이것저것을 잘하겠습니다'라고 민주당이 홍보해서 국민들이 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게 나라냐'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민주당을 찍어 '개혁하라'고 시킨 것"이라며 "그게 안되니 4·7 재보선에서 혼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청와대와 민주당이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정권 초기에 약속했던 것들에 대한 진전을 보여야 한다"며 "자기가 받아놓은 숙제 중 전혀 못 한 것은 하나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손을 댄 것 중에는 하나라도 깔끔하게 결과물을 내놓아야 떠났던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지층 결집은 기본이며 중도 확장성을 보이지 못하면 결국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편이다.

이날 갤럽이 '다음 대통령감으로는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자유응답)라고 물은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 이재명 경기지사는 24%로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4%에 그친 반면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과반인 55%로 큰 격차로 앞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국정 지지율, 정당 지지율, 대권주자 지지율 중 어느 하나라도 45% 이상이 나와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며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갈라치기 전술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들만 총 동원하는 전략을 편 결과 집권 기간 내내 45% 이상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 민주당, 주요 대선후보의 지지율로는 지지층 결집을 계속 시도하더라도 결국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정 지지율을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 회복에 몰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중도로 확장을 해야 승부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쌓았던 성에서 나와 바깥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선거에서 드러난 정책 문제도 다시 들여다보고 특히 부동산과 세금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손을 봐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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