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처남 살해해 15년 복역..출소 뒤엔 장애인 강간
사회연령 10세 여성 상대로 '그루밍 성폭행'..징역 8년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징역 15년을 살고 1년 만에 다시 감옥으로 '복귀'하게 된 마모씨(43)의 사건은 1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당시 24살의 무직이던 마씨는 평소 아내를 자주 때렸고 이를 참다못한 아내는 가출했다. 두 사람은 협의이혼하기로 했지만 마씨는 아내의 친동생 A씨(당시 26세)에게 앙심을 품었다. A씨가 자신의 접근을 차단하고 재결합을 반대한다는 이유였다.
마씨는 같은해 7월3일 아내가 사는 광주 서구의 한 빌라 앞에 도착했다. 아내를 납치하기 위해 흉기도 미리 준비했다. 그러나 아내가 A씨와 함께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자 마씨는 아내의 납치 대신 A씨의 살해를 마음먹었다.
현관문 밖에서 기회를 노리던 그때 A씨가 더위를 피하고자 현관문을 열었다. 마씨는 A씨의 몸통을 찔렀고 뒷걸음질 치는 A씨를 계속 쫓아가 얼굴과 몸통 등을 수 차례 찔렀다. 결국 A씨는 숨졌다.
1심에서 마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마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인한 병적 집착에 의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 '심신미약'이었다고 판단했다.
마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했고, 상고를 택했다가 스스로 취하했다. 마씨는 15년을 복역하고 2017년 7월 출소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5월 마씨는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에는 성범죄였다.
마씨는 2018년 5월 서울 중랑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B씨(당시 41세·여)를 자신의 성적 요구를 충족시킬 대상으로 삼았다. B씨는 지적장애 3급으로 사회적 연령은 10세 정도였다.
마씨는 B씨와 지속해서 연락하고 밥을 사주면서 호감을 형성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여 성폭력을 용이하게 하거나 은폐하는 행위, 즉 '그루밍 수법'을 썼다.
B씨의 모친이 관계를 반대하자 마씨는 모친으로부터 B씨를 격리할 목적으로 법적 혼인관계를 이용했다. B씨를 성적으로 이용할 목적이 있었을 뿐 실질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었는데도 B씨를 꼬드겨 같은해 7월 혼인신고를 했다. 혼인신고 약 일주일 뒤 마씨는 본인의 집에서 B씨를 성폭행했다.
마씨는 B씨의 동의를 얻어 혼인신고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마씨는 혼인신고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B씨와 혼인의 합의가 없었는데도 혼인신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위력으로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B씨는 최초 경찰 진술 때는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마씨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음란물에 나오는 행위를 따라 하자고 하며 강간했다는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특히 범행 전후의 마씨와 자신의 행동, 마씨가 행사한 유형력과 그에 대한 자신의 대응, 당시 느낀 감정에 관해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밝히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해 진술했고 모순되는 점은 없었다.
추가로 재판 과정에서 마씨가 11살 남자아이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유인해 강제추행한 사실(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과 함께 처남 살인죄로 복역하던 중 같은 거실 수용자들과 여러 차례 음란행위를 한 점도 드러났다.
마씨는 성폭력처벌법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 등 혐의의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받았다.
마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는데 형량은 징역 8년으로 2년 감형됐다. 1심은 "장애인 강간죄는 특정강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누범에 해당한다"며 관련 형량범위를 징역 9년~13년6월로 설정했지만 2심은 "누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형량범위를 징역 6~9년으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장애인과 만남·교제·사랑·결혼은 당연히 허용되지만 사회통념에서 벗어나는 것까지 용인할 순 없다"며 "장애인인 피해자나 주변 사람의 진술을 보면 마씨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는 법률이나 사회상규, 사회통념에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고 마씨는 현재 복역 중이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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