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발 '독자 방역'에 다른 지역도 "거리두기 풀어달라" 들썩
"점심, 야외 5인 제한 풀어주면 안되나"
현행법상 지자체장 방역 결정권 가져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4·7 재보궐선거 이후 지방정부 수장들이 잇따라 자체적인 방역 대책을 내놓으면서 자칫 방역 혼선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규모 인구가 밀집하고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한 서울과 부산에서 되레 방역 완화를 시사하면서 유행이 안정화된 지역에서도 '거리 두기를 풀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영업시간 연장을, 박형준 부산시장은 유행 안정화 이후 낮 시간대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를 내세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자적인 백신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방역 엇박자'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의하고 있다", 지자체는 "검토해보자는 수준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경기도의 자체 백신 도입은 "지자체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12일 자율적 방역관리에 성실히 임하는 민간단체·시설에 지자체가 일부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독자 방역' 흐름이 다른 지자체들로 확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이 일일생활권인 한국 특성과 풍선효과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근거 없는 독자 방역은 확진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자영업자들 "우리 지역도 풀어달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점심시간만 5인 제한 풀어주는 건 다른 데서도 할 수 있지 않냐", "서울은 몇 백명씩 확진자가 나오는데 완화해준다는데 우리 지역은 20명도 안 나온다. 우리도 제한을 풀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강원도 원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5인 금지 때문에 주말에 등산 끝나고 오던 단골들 발길마저 끊기고 있다"며 "가든식 식당은 야외에서 먹는 경우도 많은데 야외만이라도 인원 제한을 풀어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 광주, 대구, 세종, 전남, 제주 등은 최근 일주일(4월10일~16일)간 평균 확진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서울(200.1명), 경기(199명), 부산(47.2명) 보다 방역수칙 완화를 더 크게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이 '조율과 합의'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서울과 부산의 '독자 방역'이 관철되면 다른 지역의 완화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자치 방역'은 주변 지역에 풍선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오 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 발표 이후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인천과 경기도에선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월 대구와 경주는 전국의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을 밤 9시에서 11시로 늦추려다 방역당국의 권고로 철회한 바 있다. 당시 광주에서도 유흥업소들이 방역지침에 불복해 영업 재개를 선언하는 등 방역에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전문가 "힘들다고 방역 완화? 위험한 발상"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자체의 방역이 중앙정부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완화 결정에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고 방역을 완화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대책 없이 방역을 완화하면 코로나19 유행이 커질 것이고, 인구가 많은 지역에 환자가 생기면 주변 지자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중에 그 책임을 오롯이 지자체장이 져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인구는 991만명, 부산시는 345만여명에 달한다.
범부처 대응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지자체 간에 방역 엇박자가 나는 걸 조율하라고 중대본을 설치하고 국무총리를 본부장에, 행정안전부 장관을 제2차장에 앉히는 것"이라며 "방역에서는 지방자치가 아니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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