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합당? 국민의힘·국민의당, 먼저 '반대' 못하고 끙끙
'찬성' 국민의힘 속내는.."安 불신하지만 합당무산 책임은 피해야"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실익보다는 명분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합당이 두 정당 모두에게 당장 눈앞의 큰 실익은 없으면서도 어느 한 쪽이 나서서 합당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꺼리는 일종의 눈치싸움만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은 전날(16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찬성한다고 의결하고, 반대는 없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대구에서 당원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금요일에 전국 시도당 간담회를 마치면 전체 의견을 종합할 것"이라고 말해 합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17일 야권에 따르면 정작 양당 내부에서는 합당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강력한 주문은 많지 않고 오히려 미온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합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처음 던졌다. 그는 지난달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을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제1야당 후보에게 안정감을 느끼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를 얻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안 대표가 단일화에서 오 시장에게 패배하면서 합당 선언은 오히려 안 대표의 운신의 폭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가 합당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자신이 "제3지대의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며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택하지 않는 시민들을 대변하는 개혁 보수 세력을 자청해왔다. 이는 안 대표가 정치권에서 '3석 정당' 대표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온 배경이지만 동시에 국민의힘과 합당시 바로 빛이 바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시·도당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안 대표가 합당 제안을 스스로 무를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합당 반대 목소리가 크게 터져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농담 섞인 분석도 나온다.
속내가 복잡하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주호영 권한대행과 일부 중진 의원들이 강하게 합당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합당에 찬성한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이 역시 합당을 반대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은 데 '억지춘향'일 뿐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국민의힘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새어나올 잡음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안 대표는 "합당 지분에 관심없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합당하더라도 국민의당 정체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즉 '지분에 관심 없을 리가 없다'는, 안 대표를 향한 불신이다. '3석 정당'과의 통합으로 얻을 실익을 위해 감수하기에는 너무 큰 위험 부담이라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공개적으로 '합당 반대'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비공개 비대위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고 전해질 뿐, 페이스북이나 공개 석상에서 이를 주장하는 의원은 많지 않다. 오히려 '합당 찬성'을 의총 결론으로 못박았다. 이유는 뭘까.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합당을 하려고 해도 우리가 합당을 원치 않으니까 자기들도 합당 분위기를 끌고 가기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며 "그래서 우리도 의총에서 '합당 찬성한다고 하자'고 정리한 것이다. 그 이상의 멘트는 없었다"고 전했다.
합당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이 뒤집어쓸 수는 없다는 계산에 따른 차선책이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책임을 전가할 명분을 국민의당에 쥐어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반대할 수 없으니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는, 국민의당과 똑같은 명분이다.
이 의원은 "의총에서의 합당 찬성 결론이 합당 논의를 가속화할 동력은 절대 아니다"라며 "일종의 선언적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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