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원격수업 플랫폼' 또 접속장애..원인 파악도 난항

정지형 기자 2021. 4. 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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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절반 못 들어와..네이버 밴드서 다시 수업"
'사업 폐지' 고려 요구도.."예산 추가 투입 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어 있는 서울 한 고등학교 교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자체 구축한 '원격수업 플랫폼'에서 접속장애 현상이 반복돼 사용 학교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접속장애 원인도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향후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의 원격수업 플랫폼인 '뉴쌤'(new SSEM)에서 전날(16일) 1교시 수업을 앞두고 1시간가량 접속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사이트 자체가 먹통이 되면서 일부 학생이 플랫폼에 접속하지 못했다.

뉴쌤을 사용하는 한 학교 A교사는 "일찍 접속한 학생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들어왔는데 뒤에 온 학생은 접속하지 못했다"면서 "학생 절반 정도가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결국 뉴쌤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지난해 쓰던 네이버 밴드를 살려놨는데 거기로 학생을 다시 모아 수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뉴쌤에서 접속장애가 불거진 건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도 접속장애가 발생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 진행에 차질이 생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류가 반복되면서 이미 차선책을 마련해둔 교사도 있었다.

또 다른 학교 B교사는 "뉴쌤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계속 오류가 나서 다른 원격수업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접속장애가 생길 때마다 웨벡스(Webex)를 사용해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쌤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구축해 운영 중이다. 구축에만 예산 15억원이 들었다. 올해부터 3년간 40억~50억원을 추가 투입해 클라우드를 확충하고 편의 기능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단계 시범운영 시작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실시간 화상수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도 설치했다며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월 말부터는 시범운영을 끝내고 2단계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관내 100개교가 2단계 뉴쌤 사용을 신청했지만 전면 활용 중인 학교는 14개교로 파악됐다.

당시 뉴쌤 활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육연구정보원은 일선 학교에서 뉴쌤으로 넘어오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봤다. 2단계 운영이 안정화되면 사용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뉴쌤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 사이에서는 현재도 사이트 먹통이 계속되면서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들어간 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B교사는 "교육연구정보원에 요구사항을 얘기하면 잘 반영돼 뉴쌤을 잘 써왔다"면서도 "실시간 수업은 뉴쌤이 적합한 면도 있는데 접속장애로 (수업이) 힘든 게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에서도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접속장애와 관련해 원인파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접속장애가 발생한 원인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개발업체들과 계속 협의하면서 원인을 찾고 있다"면서 "현재 뉴쌤 사용이 가능한데 접속장애가 또 발생할 수 있어 원인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속장애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뉴쌤 사용 학교에서는 원격수업 플랫폼을 학기 중에 전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오는 8월부터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이 유료화될 예정인 점도 우려를 키운다.

이 관계자는 "줌이 유료화되기 전까지는 해결하려고 대책을 찾고 있다"면서 "이번 접속장애 문제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단체에서는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 별도 원격수업을 만들려는 시도가 과했던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숙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개선으로 학생을 상대로 계속 실험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예산을 계속 투입하기보다 사업을 접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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