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카드 꺼낸 文정부.. 레임덕 우려 씻을 수 있을까
과학기술통신부 임혜숙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고용노동부 안경덕 국토교통부 노형욱 해양수산부 박준영
비주류 기용.. 통합·화합 내세워
정무수석 등 靑 비서진도 개편
野 "국민 기만·돌려막기 인사"
文정부 세번째 총리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16일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후임에 김 전 장관을 지명했다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고용노동부 장관에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국토교통부 장관에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해양수산부 장관에 박준영 차관을 각각 발탁했다.
정 총리는 물러나기 전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제청권을 행사했다. 김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을 때까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는다. 한때 홍 부총리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안정적 국정 수행을 위해 잔류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부동산정책은 정통 관료 출신인 노형욱 후보자가 지휘봉을 쥔다. 노 후보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업무를 오랫동안 다뤘고 공직사회에서 신망이 높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정무수석에 친문과 거리가 있는 이 전 의원을, 사회수석에 이태한 국민보험공단 상임감사를 지명했다. 산자부 장관 기용으로 공석이 된 국무조정실 2차장엔 윤창렬 현 사회수석이 내정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물러나고 박경미 교육비서관이 옮겨 맡는다. 법무비서관에는 서상범 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명됐다. 방역정책 총괄 담당을 목적으로 신설된 방역기획관에는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발탁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개각에 대해 “국면 전환을 위한 국민 기만이자 돌려막기 인사”라며 질타했다.
임기말 레임덕(권력 누수) 상황에 몰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주류 인사들이 강세를 보인 이전 개각과 달리 관료와 전문가, 비주류 인사를 등용했다. 친문 일변도의 인적 구성에서 벗어나 화합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여권 인사를 중시하던 장관 인사 관행은 이번에 멈췄다. 장관 후보자 5명에는 여권 출신 정치인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관료·전문가 전진 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의혹 파장으로 물러난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인 노형욱 후보자가 임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여당 의원은 “임기 말 국정 운영에 있어 안정과 전문성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개각으로 떠나가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31%)은 처음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30%)을 앞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의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앞설 때 당 내부의 ‘원심력’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원내대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라면서 “그의 원내대표 당선은 친문 주류 의원들에게 ‘계속 강하게 밀고 나가라’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배민영·김주영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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