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정말 코로나19 만병통치약일까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화이자백신을 맞은 수유부 5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직후부터 80일간 백신 접종 후 모유에서 코로나19 항체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조사했다. 실험 참가 대상은 출산 직후 산모부터 24개월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유부들의 첫 번째 예방 접종 직후 lgA와 lgG 항체 수치가 모두 상승했다. 또한 첫 번째 접종 후 2주에서 3주 사이에 두 항체 모두 면역 유의 수준에 도달했다. 실험이 종료되는 접종 후 80일까지 모유에서는 높은 수준의 항체가 유지됐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산부인과 저널에 게재됐다.
논문 저자인 미스티 굿 워싱턴대 의대 소아과 조교수는 "이 논문은 코로나19 항체가 예방접종 후 수개월간 모유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최초의 논문"이라며 "소수의 참가자를 통해 진행된 연구이지만 예방접종 후 모유 수유 유아에게 면역력이 생긴다는 고무적인 사실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모유에 lgA 항체가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lgA 단백질은 '분비형 항체'라고도 불리는데, 항체를 둘러싸 항체가 호흡기 등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아준다. 환자의 혈장에서 분리한 항체를 통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혈장치료제'는 대부분 lgG 항체다. 앞서 설명했듯 이 항체는 몸속을 순환하는 항체다. 반면 lgA 항체는 아기가 모유를 먹듯 호흡기에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에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뉴욕 소재의 마운트시나이아이칸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산모 15명의 모유에서 코로나 항체는 발견됐으나 코로나19 RNA는 나오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레베카 파월 교수는 "모유에서 발견된 분비형 항체는 침 등에서도 나타나지만 혈액에서 발견되는 것과는 다르다"며 "모유를 치료제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 극복한다면 코로나 치료제로 활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유 자체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퉁이강 중국 베이징화공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9월 모유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세포를 접촉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연구했다. 이 결과 모유가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죽일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모유를 먼저 투입한 건강한 세포는 이후 바이러스에 노출시켜도 감염이 되지않았다. 연구진은 모유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유청을 구성하는 일부 단백질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질병관리청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역시 지난 2월 특별한 금기 사항이 없다면 예방접종을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질병관리청은 수유부는 이전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이력이 있는 등 금기 사항만 없다면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임산부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 예방접종 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자료가 없어 추가적인 임상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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