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에 부랴부랴 재계 만나는 정부.. 재계는 "이제 와 뭐가 바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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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 재계와 활발한 소통을 지시한 후 정부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뒤늦은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려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정부의 이같은 행보가 썩 달갑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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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 재계와 활발한 소통을 지시한 후 정부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뒤늦은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반응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부터 적극적으로 경제계와 접촉하고 있다. 지난 1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세종실에 반도체·자동차·조선·해운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초청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려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이틀 전에 참석 요청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대기업 CEO의 일정은 수개월 전에 이미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통령과 단체로 만나는 자리에서 심도 있는 얘기가 나올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7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경제단체와 ‘릴레이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만났고 14일에는 무역협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안일환 경제수석과 이호준 산업정책비서관도 배석했다.
재계는 정부의 이같은 행보가 썩 달갑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부터 경제단체들은 관계부처와 국회 등에 기업 규제 법안 입법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묵살됐다. 지난해 7월 이후 경제단체가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경제 3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횟수는 11차례다. 노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지난 1년 동안 11차례 재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경제단체의 반발에도 경제 3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통과했다. 지난 1월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모두 정부와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법안으로, 사실상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였다는 분석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 기업 규제 법안 재고를 수없이 요청했을 땐 쳐다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얘기한다고 들어주기나 하겠나"라면서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상의를 유일한 소통 창구로 여기며 다른 경제단체와는 거리를 뒀다. 대한상의도 친(親)정부 일변도의 행보를 보이면서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대한상의는 최근 몇년간 경총·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던 행사에 자주 불참하는 등 이들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 주도로 매년 1월 주요 기업인들과 정·관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누는 ‘신년인사회’에 4년 연속 불참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이 불참한 사례는 1984년(전두환 전 대통령), 2007년(노무현 전 대통령), 2017년(박근혜 전 대통령) 등 3번뿐이었다. 대신 청와대 주최 시무식에 재계 인사를 초청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평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대기업 CEO들은 참석했지만, 정작 경제계를 대표하는 주요 경제단체들은 물론 결정권자인 총수들도 없었다"면서 "뚜렷한 대책 없이 매번 같은 소리만 하는데, 정권이 1년 남은 시점에서 경제계에 실질적으로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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