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이다".. 자연인 정세균, '대선 속으로'

신은별 2021. 4. 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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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1년 3개월간의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당의 주류 그룹이면서 아직 특정 대선주자에게 쏠려 있지 않은 친문재인계 진영 결집에 정 전 총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 전 총리는 대선 레이스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해왔다.

측근 그룹인 이른바 'SK계'로 분류되는 전현직 의원들이 정 전 총리 여의도 복귀 시점에 맞춰 대선 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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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1년 3개월간의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퇴임사에서 "새로운 출발이다"라고 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 1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컨트롤타워'라는 상징성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섰다면, 이제는 이를 더 확장해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 왔다.


'코로나 총리' 그쳤던 丁... '광폭 행보'할 듯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차기 총리 후보자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하면서 정 전 총리의 사표도 수리됐다. 17일 0시를 기준으로 정 전 총리는 자연인 신분이 됐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정 전 총리는 당초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총리' '통합 총리'보다 '코로나 총리' 역할에 주력했다. 역설적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리면서 정 전 총리의 발언 하나하나가 주목을 끌었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정 전 총리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6월 말에 시작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미 레이스에 뛰어든 이재명 경기지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비교해 낮은 존재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기회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호남 출신 총리'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정 전 총리 입지를 열어줄 수 있다는 얘기가 당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당의 주류 그룹이면서 아직 특정 대선주자에게 쏠려 있지 않은 친문재인계 진영 결집에 정 전 총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 전 총리는 대선 레이스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해왔다. 측근 그룹인 이른바 'SK계'로 분류되는 전현직 의원들이 정 전 총리 여의도 복귀 시점에 맞춰 대선 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장 역할은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고, 총리 시절 그를 보좌했던 김성수 총리실장 등 총리실 출신들도 캠프에 합류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대선 공약으로 내놓을 정책들도 이미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정 전 총리의 캠프는 차기 민주당 대표를 뽑는 5ㆍ2 전당대회 이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각 부처 장차관 및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국민 큰 뜻 받들어 더 크게 돌려드릴 것"

정 전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이임식에서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정치가 국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 통합과 격차 해소를 통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큰 뜻을 받들어 더 크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도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정 총리가 내각을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이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응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리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이날 단행된 개각에서 국무조정실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낸 것도, 정 전 총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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