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집창촌, 흔적도 지운다.. 역사문화공간 계획 백지화

최아리 기자 2021. 4. 17.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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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정비위 최종 결정.. 그 자리엔 주민들 위한 공원 조성
청량리 588 집창촌 골목.

속칭 ‘청량리 588’이라 불리던 서울 청량리역 일대 집창촌이 완전히 사라진다. 집창촌 역사 등을 남기겠다는 역사문화공간(가칭) 예정지에는 주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대문구는 16일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최종 심의에서 청량리 집창촌 보전 계획이 폐지됐다”고 밝혔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집창촌 보전 계획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역사의 산물이며,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청량리 집창촌은 한때 성매매 업소 200여곳이 밀집해, 미아·용산·영등포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으로 꼽혔다. 재개발 사업을 통해 인근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차츰 사라졌고, 2017년 3월 철거 결정으로 완전히 문을 닫았다.

동대문구는 2009년 이 일대를 청량리 4구역으로 지정하고, 도시 환경 정비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재임하던 2012년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가 “집창촌 형성 배경 등을 기록하고, 이 구역 건물 일부를 역사적 흔적으로 보전하겠다”며 도시 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해 논란이 확산했다.

청량리 4구역 입주 예정자와 인근 주민들은 ‘집창촌 흔적 남기기 사업’이라며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량리 588, 성매매 집창촌을 보존하려는 서울시의 사업 계획을 전면 철회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8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심의 결정으로 ‘집창촌 역사 복원 계획'은 수립 9년 만에 전면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청량리 4구역에는 2023년까지 지하 7층~지상 65층 아파트 4동과 오피스텔 1425세대가 들어선다. 공원도 3곳 만들고, 도로도 7차로 길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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