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高서 퇴보하기보다 아쉬움 남아도 전진을
김성현 기자 2021. 4. 17. 03:01
마리스 얀손스 평전
마르쿠스 틸 지음|홍은정 옮김|풍월당|456쪽|2만7000원
1996년 노르웨이 오슬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을 지휘하던 마리스 얀손스(1943~2019)가 단상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공교롭게도 여주인공 미미가 폐병으로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랬다. 다행히 얀손스는 심장 수술을 받고 반년간 휴식 끝에 복귀했다. 하지만 심장 박동에 이상이 감지될 때 순간적으로 전기 충격을 주는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다시 받았다. 그 뒤에도 유럽 최고 명문 악단 두 곳을 이끌어서 ‘사선(死線)에서 돌아온 마에스트로’ ‘클래식의 부도옹(不倒翁)’으로 불렸다.
독일 음악 평론가가 라트비아 출신의 명지휘자 얀손스의 삶과 음악을 정리한 평전. 냉전 시기 동서 진영을 대표했던 두 지휘자인 소련의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와 오스트리아의 카라얀을 스승으로 모셨다는 점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내 사고가 돌에 새겨진 것은 아닙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동서 양 진영의 음악적 스타일을 고루 익힌 얀손스는 열린 사고와 균형 감각을 체득했다. 생전 그를 두 번 만나 뵐 기회가 있었다. “오늘 최고의 콘서트를 열고 퇴보하기보다는, 아쉬움이 남더라도 조금씩 전진하는 편이 낫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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