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내향人의 복수?

곽아람 Books 팀장 2021. 4. 17.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 10주년 기념판/RHK

“2020년은 ‘내향성 인간들의 복수(revenge)’였다나.”

미국에 있는 친구와 비대면과 집콕의 ‘코시국’ 일상을 논하던 중 이 말을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나는 원래 ‘집순이’라 그래도 견딜 만한데 활달한 사람들은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안 그래도 저런 농담이 유행한다며 얘기해 주더군요.

사람 만나면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기 때문에 북적이는 모임에 가느니 집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된다 여겼던 성격이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난 1년간 깨달았습니다. 세상 만사에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다더니 팬데믹이 준 의외의 ‘선물’이라고나 할까요.

곽아람 Books 팀장

내향인의 힘을 짚은 대표적인 책 ‘콰이어트’(RHK) 10주년 기념 특별판이 나왔습니다. 조용한 책벌레 소녀였던 저자 수전 케인은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변호사가 됩니다. 내성적인 성품이 직업과 맞지 않아 고생하던 중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 성격을 감추는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죠.

‘내향성의 위대함’을 증명해 보겠다는 목표로 수년간 연구 끝에 펴낸 책이 ‘콰이어트’입니다. 전 세계 40여 국에 소개됐고 국내에선 15만 부 팔렸습니다. 저자는 “사람들은 훌륭해지려면 대담해야 하고, 행복해지려면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외향적인 국가’인 미국에서조차 두세 명 중 한 명은 내향적”이라며 “자신의 기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간 외향적인 척 버텼던 많은 내향인이 ‘나다움’의 이점을 느끼게 된 것이 10년 된 책이 다시 읽히는 힘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옳다 여겼던 모든 가치에 의문을 품게 하는 이 ‘뉴노멀’의 시기를 통과하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숙고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코로나가 끝난 후 인류의 지적 자산은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