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과 해리 형제, 필립공 장례식서 떨어져 있는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손 형제가 17일 열리는 할아버지 필립공 장례식에서 서로 거리를 둔 채 영구차를 따라 걸을 예정이라고 일간 더타임스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해리가 2018년 할리우드 혼혈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한 이후 지속적으로 불화를 겪은 두 사람이 장례식을 계기로 화해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기대가 무산된 것이다.
버킹엄궁이 발표한 장례식 일정에 따르면, 윈저성에서 출발해 성조지 예배당으로 이동하는 운구 차량 뒤 첫째 줄에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첫째와 둘째인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가 걷는다. 둘째 줄에는 앤드루(셋째) 왕자와 에드워드(넷째) 왕자가 걷는다. 이어 셋째 줄에 윌리엄과 해리가 걸을 예정인데, 두 사람의 중간에는 두 사람의 고종사촌인 피터 필립스가 걸을 예정이다.
성조지 예배당으로 들어갈 때 두 사람씩 줄을 지어 들어가는데, 윌리엄과 사촌 필립스가 나란히 걷고 해리는 한 줄 뒤로 물러나게 된다. 대중에 공개되는 장면에 형제만 나란히 있는 모습이 노출되지 않게 한 것이다. 적잖은 영국인들은 1997년 윌리엄·해리 형제가 어머니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 장례식 때 나란히 서서 걷던 모습이 재연되길 바랐지만 물거품이 됐다.
사촌 필립스를 형제의 중간에 끼워넣는 건 여왕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에서 두 사람 화해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지나치게 쏠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왕은 또한 왕실 장례식에서 남성 참석자들이 군복을 입는 전통을 이번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왕실과 결별하고 모든 직위를 내려놓은 해리가 제복을 입을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필립공의 장례식은 17일 오후 2시 40분 윈저성 입구에서 영구차에 관을 싣는 것으로 시작된다. 2시 45분 영구차가 출발하고 가족들이 뒤를 따르게 되며, 2시53분 성조지 예배당에 도착한 뒤 3시에 추모 묵념을 하는 순서로 열린다.
장례식엔 방역 지침에 따라 30명만 참석한다. 전부 왕실과 혈연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독일에 사는 필립공의 친척 3명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필립공의 누나 넷은 모두 독일인과 결혼했는데, 이들이 나치 지지자라는 이야기가 나와 영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렸다. 이 때문에 1947년 필립공이 여왕과 결혼할 때 누나들은 전원 결혼식에 초청받지 못했다. 필립공은 이와 관련해 서운함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간 더타임스는 “왕실과 관련된 약 800명 중 30명만 고르느라 여왕이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마클은 둘째를 임신해서 비행기를 타기 어렵다는 이유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 머무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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