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출신 '통합형' 김부겸, 임기 말 총리 지명
국토 노형욱 등 장관 5명 낙점
정무수석 이철희, 대변인 박경미
재보선 참패 여권 전열 재정비
친문 일색이던 당·정·청의 색깔이 16일 하루 만에 재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단행한 개각과 청와대 개편, 같은 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의 결과다.
이날 ‘원샷’으로 진행된 여권 전체의 진용 변화에는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1년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구상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을 딛고 여권 전체의 전열을 새롭게 재정비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을 대과 없이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체제 개편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후임으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이번 개각의 핵심이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최초의 영남(경북 상주) 출신 총리다. 전임 이낙연(전남)·정세균(전북) 총리가 호남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지역 안배 차원의 ‘통합형’ 인사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4선 경력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기존의 경기 군포 지역구를 내려놓고 민주당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구로 내려가 당선됐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통합형 정치인으로 지역주의 극복과 사회 개혁, 국민 화합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를 제외한 다섯 명의 신임 장관 후보자는 모두 관료나 전문가 출신이 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낙점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이,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은 박준영 현 차관이 각각 맡게 됐다.
문 대통령은 특히 후임자 청문회까지 자리를 지키게 될 다른 장관들과 달리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즉각 사임시키고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LH 사태에 따른 반발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실장은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철희 전 의원을, 청와대 사회수석에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를 임명했다. 방역기획관을 신설해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발탁했고 정책통인 박경미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신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하며 ‘친문’ 일색이던 청와대 진용을 개편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매번 정파적 논란에 휩쓸리며 좌초됐던 주요 정책의 성과를 이제라도 내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강태화·윤성민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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