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의지OK-경기력↓, 생일날 웃지 못한 돌아온 '고양의 수호신'

김가을 2021. 4. 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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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고양의 수호신'이 끝내 웃지 못했다.

강을준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16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에서 ~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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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인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돌아온 '고양의 수호신'이 끝내 웃지 못했다.

강을준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16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에서 ~ 패했다. 반격을 노렸던 오리온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의 키 플레이어는 단연 '돌아온'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정규리그 막판 발목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복귀까지 2~4주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승현의 공백은 컸다. 단순히 골밑 존재감이 빠진 것이 아니다. 그에게서 파생된 공격 루트마저 잃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승현은 강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 출전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감독의 내답은 '노'였다. 이승현이라는 선수, 더 나아가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를 위해 출전 불가를 통보했다.

변화가 있었다. 이승현이 예상을 깨고 빠르게 회복한 것. 강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이승현의 부상 부위가 붓거나 아프지 않다고 한다. 본인도 회복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고 하고, 의무팀에서도 놀랄 정도다. 이승현이 2차전부터 뛰려고 하는 걸 못 뛰게 했다. 3차전에도 출전해도 상관이 없다는 상태라는 걸 의무팀으로부터 들었으나 보호 차원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이승현에게 '의욕만 갖고 뛰는 건 반대다. 정말 정상이라면 (출전하려는)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얘기했다. 욕심내지 말고, 아플 때 말고 숨만 차도 사인을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선발로 코트를 밟은 이승현. 그의 임무는 '전자랜드의 에이스' 조나단 모트리를 막는 일이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이승현은 데빈 윌리엄스와 함께 모트리 집중 견제에 나섰다. 이승현은 1쿼터 6분21초 동안 모트리를 단 2점으로 묶었다. 모트리의 2점은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경기 감각이었다. 이승현은 지난 4일 이후 열흘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 경기 체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슛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다. 전반 10분58초 동안 2점슛 세 차례, 3점슛 두 차례 시도해 단 3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후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승현은 3쿼터에도 단 2점에 그쳤다. 연달아 오픈 찬스가 났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슛 밸런스가 깨진 이승현.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자리를 채워줄 선수는 없었다. 오리온은 4차전마저 내주며 정상을 향한 도전을 마감했다. 이날 이승현은 23분55초 동안 9점-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편, 경기 뒤 모트리는 이승현에 대해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100%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리온의 중심이 되는 선수다. 팀 분위기를 올리는 것에는 기여를 한 것 같다. 우리 팀은 부상에서 막 돌아온 이승현을 상대로 플레이를 해야했다. 큰 영향을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돌아봤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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