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분노 피하려..'LH 로고' 가림막 예산으로 2800만원 써
요즘 도로에선 LH라고 적힌 관용차를 볼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봤더니, 차에 새겨진 로고를 아예 가림판으로 가려 버렸던 겁니다. 가림판 1000개를 사는데 3000만 원 가까이 썼다고 합니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 손가락질이나 욕설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직원의 안전을 위해 그랬다는 게 LH의 설명입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LH 서울본부 주차장입니다.
업무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습니다.
그런데 LH 로고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로고를 새긴 부분에 가림용 자석시트를 붙였습니다.
LH는 지난달, 흰색 회색 검은색으로 가림판 총 1014개를 주문 제작했습니다.
후보지 조사나 민원 업무 등 로고 가림막이 필요한 업무를 볼 때 부착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예산 2800만 원을 썼습니다.
하지만 정부 내부규정엔 업무용 차량에 로고를 새겨 운영하라고 돼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까진 외부에서 업무를 할 때 로고를 가린 적이 없습니다.
내부 취재를 해 보니 직원들의 무더기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위해 가린 측면이 큽니다.
실제 지난달 초, 한 농민단체가 LH 본사를 찾아 건물 창문과 표지석에 계란을 던지며 분노를 쏟아낸 적이 있습니다.
[LH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부끄러운 줄.]
LH 관계자는 "땅투기 사태 이후 직원에게 욕을 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직원 안전을 위해 조치한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봐서 가림판을 떼고 다닐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이헌승 의원은 "공공기관 로고를 가리는데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기관의 대국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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