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되도록 왜 이럴까"..고통은 지금도 진행형

유수환 기자 2021. 4. 16. 20: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간이 흘러서 계절이 바뀌고 다시 7번째 봄이 찾아왔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고 당시에 푸른색 바지를 입고 배에서 학생들을 필사적으로 구조했던 김동수 씨 역시 2014년 4월 그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시간이 흘러서 계절이 바뀌고 다시 7번째 봄이 찾아왔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고 당시에 푸른색 바지를 입고 배에서 학생들을 필사적으로 구조했던 김동수 씨 역시 2014년 4월 그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니다.]

한평생 섬에 살며 뭍과 바다를 오갔던 동수 씨에게도 바다는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닙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노란 유채꽃이 피던 7년 전 그날도 그는 동료 화물 기사들과 배에 올랐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던 그 날 아침 가라앉아 버린 배에 그의 기억과 일상은 여전히 멈춰 있습니다.


[김동수/세월호 생존자 : 그냥 계속 세월호 그때 생각들이 계속 나요. 반복적으로 이 시간이 되면 세월호 배 안에 있었고, 이 시간에는 이제 홀에 갈 시간이고, 11시 56분에 팽목항, 12시 30분에 진도체육관 이것이 다 레퍼토리처럼….]

10명 넘는 목숨을 구했다고 칭송받았습니다.

차츰 기억은 옅어지고 아픔도 지워질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잠조차 이루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김동수/세월호 생존자 : 생존자들을 놔두고 나왔잖아요. 그냥 수장되는 광경을 보고 나왔는데 그러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하겠어요. 이건 말로 표현을 못 해요. 솔직히. 약을 안 먹으면 거의 잠을 못 자요. 조금만 차분했으면 저는 배 지리를 잘 아니까 들어가서 이리로 나갑시다만 했으면, 못한 것이 지금도 계속 죄책감으로 남아있어요.]

그날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남편, 아빠를 받아들이는 건 가족들에게도 낯설고, 힘든 길이었습니다.

[김형숙/김동수 씨 아내 : 새벽 5시면 일어났던 사람이고, 세차 하고, 마당에 물 주고, 다육이 가꾸고, 부지런했던 사람이 왜 저러지…. 우리 아빠가 왜 화를 내고, 그런 아빠가 아니었잖아요. 내가 딸들에게 "아빠가 왜 이러지? (그랬어요.)"]

분노 조절이 안 되고, 무기력하고, 사회에 불신이 쌓인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7년이 걸렸습니다.

[김형숙/김동수 씨 아내 : (사람들이) 도대체 이게 7년이 됐는데 왜 이럴까 (해요.) 트라우마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내 남편은 정말 안 그럴 줄 알았어요. 지인이 트라우마 올 거라고 했는데 솔직히 비웃었어요. "아내는 무슨 죄냐, 딸들은 무슨 죄냐 네가 정신 차려야지" 하는 게 절대 응원이나 위로가 아니에요.]

대다수 생존자, 유가족이 그렇듯 동수 씨의 소원도 사고 이전, 그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김동수/세월호 생존자 : 이걸 어떻게 잊어요. 제가 잊어서 될 일이 아니고…. 제가 살아있을 때까진 반복해서 기억에 남아 있어야 후세에라도 자식이나 손주라도 그날에 있던 기억은 '이렇게 있어서 안전이 중요하고, 우리가 책임감이 중요하고', 이런 것은 알려줘야 하잖아요.]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강유라)      

▷ "진상 규명" 애끓는 외침…"잊지 않겠습니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285518 ]

유수환 기자ysh@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