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문' 윤호중 당선..변화보다 안정
앞서 저희가 당·정·청 인사가 오늘(16일) 동시에 이뤄졌다고 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친 문재인계' 4선의 윤호중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104표 대 65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박완주 의원을 꺾었는데요. 재보선 참패 이후 여러 쇄신 목소리에도 '친문' 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사랑해도 될까요? - 유리상자 :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첫눈에 난 내사람인걸 알았죠 조심 스럽게 얘기할래요 용기내 볼래요 나 오늘부터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유리상자의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 입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길래, 마음도 말랑말랑해지는 노래를 골라봤습니다. 오늘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친문 대 비문의 대결이었죠. 의원들이 열어젖힌 문은 '친문', 윤호중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169표 중 104표를 얻어서 박완주 의원을 꺾었습니다. 결선 없는 압도적 표차였습니다. 윤 원내대표, 중단없는 개혁에 나서겠다, 밝혔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 대한민국을 개혁하라고 180석 총선 승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속도 조절', '다음에 하자'는 말, 핑계일 뿐입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많은 국민들께서 염원하시는 개혁 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재보선 참패 9일만입니다. '질서 있는 쇄신'을 말했던 민주당, 쇄신보단 '질서'에 방점을 찍은 듯합니다. 윤 원내대표는 다음 달 2일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비대위원장도 겸하는데요. 참패 이후 나왔던 반성문, 변화의 목소리는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청와대와의 관계에선 '원팀'이 강조되고, 쟁점이 됐던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입장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 (조국 전 장관 문제에 대해서 좀 어느 식으로, 이미 총선 심판됐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더 말씀드려야 되나요? 반성은 우리 안에서 해야 한다, 라는 그러니까 원인은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
윤 원내대표,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이죠. 지난 해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에 관여했습니다. 26살 때 평화민주당 당직자로 정치에 입문해 33년간 민주당을 지켜왔다, 자랑스럽게 말했는데요. 스스로를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야당과 싸울 때는 거친 모습도 종종 보였었죠. 법사위원장으로서, 검찰개혁의 상징 '공수처법'을 밀어붙였습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네. 과반 찬성으로 법안이, 법안이 의결됐습니다.]
[불법이에요 불법.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의원 되니까 세상이 안 무섭지? 권력 망하는 것 똑똑히 볼 거야 내가. 우리도 집권해본 사람이야.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 상대점유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 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입니다.]
윤 원내대표의 일성, 검찰과 언론 개혁이죠. 언론에 대해선 야당과 이런 설전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해 11월 26일) : (김도읍 간사와) 사전에 협의를 하기 위해서 제가 두 차례나 전화를 하고. 그런데도 전혀 연락도 없고. (조수진 의원도)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 거 같아서…]
조수진 의원이 몸 담았던 '동아일보'를 '지라시'라고 칭한 건데, 국민의힘에선 "이낙연 전 대표와 윤영찬 의원도 '지라시' 출신이냐, 신문 매체 자체가 '찌라시'라는 거냐" 항의 성명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본인이 맡고 있던 법사위원장 자리도 민주당 안에서 넘긴다는 방침이어서 부드럽지만은 않은 여야 관계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오늘 원내대표 선거, '비대면'으로 '시차'를 투표가 진행이 됐는데요. 윤호중 박완주, 두 후보가 투표장으로 들어오는데, 자리는 군데군데 비어있죠. 최소한의 사람들만 자리했습니다. 의원들은 마지막 연설도 화상으로 연결된 모니터로 지켜봤습니다. 현직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이개호 의원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긴급 공지'가 내려온 겁니다. 이 의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의원은 지난 14일 확진판정을 받은 수행비서와 차량에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에선 총 13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번엔 여권 대선 주자들 소식 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차기 대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샌데요. 오늘 자 한국갤럽 조사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 25%, 이 지사 24%입니다. 어제 발표된 엠브레인과 한국리서치 등 4개 업체의 여론조사에선 이 지사가 26%, 윤 전 총장이 23%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한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재보선에 참패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선거 이후 8일만에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이 전 대표 어제 측근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난상 토론을 벌였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이 전 대표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의 절반 이상을 2인자 국무총리로 보냈는데, 다른 소리를 한다는 건 사기"라고 했다는 겁니다. 친문재인 계 표심에 호소하며 바짝 몸을 낮춘 모습이죠.
그런데 몸을 더 낮춘 사람이 있습니다. 여권 대선주자 1위 이재명 지사인데요. 선거참패 이후 쏟아진 '쇄신' 목소리와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대해 그야말로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활발하던 소셜미디어도 재보선 참패 다음날 격려 메시지 이후 멈춘 상태입니다. 여권의 강성 지지층, '친문'표심 얻기는 이 지사의 영원한 숙제죠. 예민한 시기에 자칫 지지율을 잃을까, 조심하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와 세월호 7주년 기억식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고요. 앞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홍영표 의원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13일) : '아 정말 민주당이 변했구나', '정말 우리를 존중해 주는구나',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바꿔주는구나', '말이 아니라 실천하는구나' 이렇게 인식하게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3일) : 그걸 해내야죠. 어떤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서 그것을 꼭 실천해야 저희가 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대권 주자들, '문심'에 몸을 잔뜩 낮춘 모습이죠. 원내대표 선거에서 드러난 의원들의 마음도 '민심보다 '문심'이었습니다.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이재명 대 윤석열의 양강 구도다, 소개 드렸는데 오늘 갤럽 조사에 따르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55%로 절반을 넘었고요.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34%였습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쏟아진 그리고 점점 잦아들고 있는 '당 쇄신'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친문' 윤호중 당선, 변화보다 안정 택한 민주당…이재명·이낙연 모두 '친문' 눈치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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