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노조 "소매 금융 철수 반대 투쟁"
"뉴욕 본사 일방 발표 인정 못해"
[경향신문]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데 대해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반발했다. 대규모 실업 사태와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에게는 평생직장이었던 만큼 뉴욕 본사의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는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을 설명하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임단협을 진행 중인데, 오는 19일로 예정된 최종 교섭 결렬 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경우 한 달 후면 총파업을 비롯한 합법적인 쟁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조는 또 “씨티그룹은 최근 10년간(2011~2020년)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약 2조9000억원을 배당 및 용역비 형태로 가져간 반면 신입공채 직원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면서 “소비자금융에 대한 매각 또는 철수 등 출구전략이 추진될 경우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며 고객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임직원 수는 3500명이며, 이 중 소매금융 부문은 939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자산은 24조7000억원, 개인 고객이 맡긴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이다.
노조는 “예치한 자산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측은 “수신액은 평소 변동 범위 내에 있으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본점에서 규탄 시위를 시작하고, 오는 19일 긴급전원운영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 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는 국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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