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 누구의 하수도?" 중국과 일본의 '독한 입' 대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내보내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인접 국들의 비판이 거셉니다. 우리만큼이나 일본과 가까운 중국도 연일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라온 삽화 하나가 눈에 띕니다.
'괜찮다면, 한 잔 건배!' 판다가 물 한 잔을 권하고 있습니다. 판다는 중국, 컵에 쓰인 중국어는 삼중수소(트리튬)를 의미합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패러디한 겁니다.
지난 14일 일본의 해양 방류 결정 이후, 자오리젠 대변인의 논평은 이랬습니다.
"해양은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다,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도가 아니다. 심지어 일부 일본 관료들은 '마셔도 괜찮다'고 했다. 그럼 일단 마시고 다시 얘기하기를 권한다." (14일 외교부 브리핑)
"일본 관료들이 오염수가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습니다. 오염수를 식수로 쓰고, 밥도 짓고, 빨래도 하고, 관개수로도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15일 외교부 브리핑)
일본 아소 다로 부총리를 겨냥한 발언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속 시원한 논평"이라며 환호했습니다. 대변인 논평 중에서도 '일단 마시고 다시 얘기하기를 원한다'는 부분만 동영상으로 편집해 소위 '짤방'으로 만들어 공유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의 무심한 표정과 단호한 어투, 거기에 완벽한 끊어 읽기가 압권입니다. '부디/일단 마셔보고/다시 말씀하시길.'
자오리젠 대변인은 사실 SNS에서 이미 유명인입니다. 트위터 팔로워 수가 89만 명이나 됩니다. 외교관 시절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독한 입'으로 주목을 받다가 2019년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외교부 대변인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2020년 2월부터 외교부 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일본의 '독한 입'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오늘(16일) 오전 각료회의(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럼 태평양은 중국의 하수도냐"며 "(해양은) 모두의 바다가 아닌가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마디 더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7분의 1까지 (트리튬 농도를) 희석하는 게, 그게 중요하다. 마실 수 있지 않으냐. 평범한 이야기다" 일본 내에서도 '실언 대마왕'으로 불리는 다로 부총리의 답변입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다시 뭐라고 답했을까요? 중국 언론도 과연 3일 연속 '직격탄'을 날릴지에 주목하며 예고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아직 아소 다로 부총리의 발언과 관련한 외교부 브리핑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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