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 자가진단키트 도입 시도, 논란 확산

서진석 기자 2021. 4. 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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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래방 등 상업시설에 적용하려던 신속항원검사, 이른바 자가진단키트를 학교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뒤, 교육계와 의료계 등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진석 기자 자리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논란이 된 신속항원검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는 코로나 진단검사와 다른 거죠?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선별검사소에서 받는 건 PCR 검사, 즉 유전자를 증폭시켜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방식인데요.

서울시가 이번에 추진하는 신속항원검사는 검체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증폭시키지 않는 만큼, PCR 검사가 보여주는 민감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30분 안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어서, 응급실 등 긴급한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검사를 굳이 학교 현장 전반에 적용하는 게 어떤 실익이 있느냐가 문제인데요.

서울시는 학생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교내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유미 방역통제관 / 서울시

“(부작용보다)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도입을 해야 하며, 특히 학교에 시범 사업을 적용하는 것(을 추진하겠다)”

유나영 아나운서

이 발언이 어제 오전에 나온 건데, 교육부도 오후에 바로 전문가들과 관련 내용을 검토했죠?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소아청소년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등 의료계 전문가들을 긴급 소집해, 학교 현장에 적용할 추가 방역조치를 검토했는데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최근 교원단체들 주장처럼, 정확성이 높지 않아 학교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아직 적합한 진단키트가 국내에 승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저희 취재 결과, 어제 회의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전문가들도 부작용이 크다며 우려를 드러냈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혁민 교수 / 연세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신속항원검사는) 1,000명 검사할 때마다 1명 정도는 위양성(가짜 양성)이 나온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 번 검사할 때마다 (전체 학생 중) 6천 명의 위양성자가 나올 겁니다. 친구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이 되게 조심스럽습니다, 학교에서는. 최소한 600억 이상, 800억, 1000억 그 정도 비용이 들겠죠. 영국을 포함한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한 국가 중에서 코로나 19를 제대로 방역에 성공한 국가가 아직 없거든요.”

유나영 아나운서

그런데 서울시는 해외에서는 이런 방식이 이미 일반적이라고 했잖아요. 

해외 상황은 어떻습니까?

서진석 기자

네 어제 서울시가 대표적으로 거론한 국가가 영국인데요.

학교 현장에 보통 주2회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큽니다.

지난달 초 학교에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한 뒤, 3일 만에 수천 명이 위양성, 가짜 양성 판정을 받았고요.

정식 PCR 검사로 음성을 받았더라도 학생이 바로 등교할 수 없어 학습에 피해를 봤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은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학교에선 최초로 이달 말에 서울대가 대면 수업을 늘리기 위해 신속진단검사를 도입하는데요.

다만 방금 말씀드린 위양성 판정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위음성 판정으로 방역에 구멍뚫릴 것을 우려해 신속항원검사 방식은 애초에 고려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분자진단검사 방식이라고 해서, PCR 검사의 방식과 민감도와 비슷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서울시가 앞으로 신속항원검사 도입 대상과 방식을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는데요.

이 같은 부작용과 우려도 귀 기울여서 논의가 진행돼야 하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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